이봉현 | 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서 “나라가 정말 거덜이 나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28일 오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2년 연속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봉현 | 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서 “나라가 정말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며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여느 대통령에게서 들어보지 못한 자극적 발언인데, 전 정권에서 부실기업 같은 나라를 물려받아 고생하고 있다는 불만을 그리 표현한 것 같다. 그런데 ‘거덜 난다’라는 말이 요 며칠 맴돌던 생각의 꼬투리를 탁 터뜨렸다. ‘그래, 이렇게 가면 나라가 거덜 날지 모르겠어….’ 혼자 한 생각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나라 걱정하는 소리가 부쩍 늘었다.
느닷없이 ‘홍범도 공산주의자’ 같은 역사전쟁을 일으켜 사회를 갈등의 개미지옥으로 끌고 간다. 국무위원들에게 “싸우라”고 주문한 윤 대통령은 아니나 다를까 입이 거칠기로 정평이 난 유인촌, 신원식, 김행 같은 이를 장관 자리에 지명했다. 정치가 죽을 쒀도 경제는 꾸준히 나아갔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다. 올해 성장률은 장기불황의 상징인 일본과 비슷해졌고, 내년 역시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경제가 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에 와 있다”는 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진단이다. 심각한 점은 성장능력 후퇴가 혁신과 연관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 하락이 주요인이란 점이다. 이는 산업 간 불균형 확대, 소득 및 자산 불평등 심화, 위험회피 경향의 강화 등으로 한국 경제의 장점인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세계 최저인 합계출산율, 고령화 등으로 노동의 성장 기여도 역시 떨어질 게 분명해, 한국 경제가 일본의 30년 불황 경로를 따라갈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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