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인 고령화 논란 점화한국도 올드보이 귀환 관심연륜 전수한다면 의미있지만노욕 올드정치에는 우려 커
노욕 올드정치에는 우려 커 제론토크라시. 노년층이 국가를 이끄는 정치체제를 뜻하는 이 말이 최근 미국 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역사상 최고령인 80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예고하면서다. 2024년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는 취임 때 82세, 임기를 마치면 86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맞상대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올해 77세다. 이뿐이 아니라 83세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도 내년 11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내년에 당선되면 20선이 된다.
미국에서는 고령 정치인의 정신과 신체 능력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75세 이상 정치인의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고, 국민 76%가 이에 찬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미국이 매우 늙은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같이"우려일 뿐"이라고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출마 이유로"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를 들었고, 펠로시 의원은"모두를 위한 자유와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미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순간에 '내'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요즘 여든은 예전으로 치면 마흔"이라는 백악관 대변인의 해명도 나왔다. 하지만 넘치는 의욕이 체력과 판단력까지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 정치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스파르타로 거슬러 올라간다. 60세 이상의 장로들로 구성된 원로원 '게르시아'가 왕과 함께 국가를 통치했다. 철학자 플라톤은"장로는 통치하고, 청년은 복종해야 한다"며 이 체제를 이상적으로 평가했다. 정치가의 덕목으로 경험과 관록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하지만 정치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노욕 때문인지, 정말 경험을 전수하기 위한 열정 때문인지 잘 분간이 안 된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집착이 느껴질 때가 더 많다. 제론토크라시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중국에는 정치 고령화를 경계하기 위한 정치 불문율 '칠상팔하'가 있었다.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의 나이가 '만 67세면 유임되고, 68세면 퇴진한다'는 묵계인데 지난해 만 69세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하면서 그 원칙이 깨졌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21대 국회의원 중 최고령은 76세인 김진표 국회의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74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는 72세로 장관 중 최고령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드보이들의 귀환에도 관심이 쏠린다. 81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70세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출사표를 낼 예정이라고 한다.
'정치를 하기에 너무 많은 나이'란 있을 수 없다. 사회가 고령화하고 있으니 정치인의 고령화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정치권에 젊은 피가 수혈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김남국 코인 사태'가 보여주듯 세대교체가 무조건 희망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정치인의 고령화는 자칫 '나이'가 '권력'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고령층은 과대 대표되고 청년층의 목소리는 축소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크다. 정치의 목표는 결국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세상에 살도록 하는 게 목표다. 연륜으로 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는다면 올드보이 복귀도 의미있다. 하지만 과욕으로 젊은 세대의 진입을 막고 정치를 지나치게 늙어 가게 하는 건 문제다. 올해 76세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이제는 새 세대의 지도자를 위한 시간"이라고 했는데 우리 정치인들도 귀 기울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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