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논문과 강연을 준비할 일이 있어 김산의 자서전인 을 다시 보았다. 1984년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답...
실패했기 때문에그는 실패 연속에도 불구근래 논문과 강연을 준비할 일이 있어 김산의 자서전인 을 다시 보았다. 1984년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읽다가 주인공의 삶의 스케일에 읽는 내내 놀랐다. 40년이 흘러 세 번째 읽은 지금은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초점을 두었다. 여러 버전의 영어판, 일역본과도 비교해 보니 새로운 사실과 서지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좋았다. 관련한 언급은 후일을 기약하겠다. 아무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역시 처럼 독립운동사 연구의 보물창고였다. 그래서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칼럼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자투리 시간에 집필 방향을 짬짬이 구상해왔다.
옌안에서 김산은 의 공동 저자인 님 웨일즈를 우연히 만났다. 그때가 1937년 7월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킨 즈음이었다. 김산은 그녀와의 대화에서, “내 전 생애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실패의 역사였다. 나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 - 나 자신에 대하여 - 승리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데는 이 하나의 작은 승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그가 얼마나 강인하게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매우 엄격했음을 읽을 수 있다. 우리가 독립운동사, 민주화운동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의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공산권의 맹주 소련이 해체되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냉전질서가 무너지면서 이념의 압박은 더 약해져갔다. 드디어 1993년 개정2판 때부터 김산이란 이름도 님 웨일즈와 같이 나란히 등장할 수 있었다. 이념 부담의 완화는 출판사만이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김산의 삶을 여전히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라는 측면에서 보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밑바탕에 깔린 민족주의 정서에도 주목하는 독자가 늘어갔다. 조금 더 깊게 접근해 중국혁명과 조선혁명의 전략 관계를 상정하며 이념보다 그의 동선에 주목하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사회주의운동도 독립운동이었다는 탈냉전의 시선으로 그의 삶을 이해하는 독자도 등장했다. 바뀐 시대의 흐름은 한국 정부가 2005년에 넷째 건국훈장인 애국장을 김산에게 추서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한국 사회가 몰락한 공산주의 이념의 족쇄를 풀어가고 있다는 징후들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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