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영조대왕 도포와 나란히 전시된 RM이 입었던 답호

영조대왕 도포와 나란히 전시된 RM이 입었던 답호 SBS뉴스

1961년,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은 2주에 걸친 을 통해 유럽 최초로 한국의 문화를 소개했다. 그리고 2022년 9월, 같은 장소에서 '한류! 더 코리안 웨이브' 전시회가 시작됐다.

6.25 전쟁과 분단의 의미를 숙지해야 마지막 스틸컷에 함축된 남북한 군인들의 아슬아슬한 우정과 비극에 한층 더 공감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전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김기덕 감독의 을 소개할 때는 반야심경을 새기며 마음을 다스리는 영화 속 주인공의 스틸컷과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 회견장의 사진을 나란히 놓아 영화와 현실의 괴리를 꼬집었다.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끼리 짝 지워진 전시품들은 독립적으로 접할 때와는 또 다른 복합적인 층위를 드러냈다. 에서 쌍문동 다섯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는 장면은 중 8대가 화목하게 어울려 살았다는 장윤의 이야기와 묶여 전통적 가치가 어떻게 여전히, 그러나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 사회 속에 존재하는지 보여 준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담한 연결은 전시 전체를 관통하며 관람객의 호기심을 돋운다. K팝 섹션에서 지드래곤의 무대의상과 권오상 작가의 조각, 를 통해 아이돌의 양면을 묻고, K-패션에서는 BTS의 리더 RM이 에서 입은 답호를 영조 대왕의 도포, 그리고 김홍도의 과 나란히 놓았다. 200여 년의 시간을 거스르는 절묘한 어우러짐에 긴 한삼 자락을 흩날리며 춤추는 무동의 웃는 얼굴이 RM의 그것과 겹쳐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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