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수박이지?” 박정희와 김대중이 맞붙은 1971년 대선 때 대학생들은 군사정권의 부정선거를 감...
박정희와 김대중이 맞붙은 1971년 대선 때 대학생들은 군사정권의 부정선거를 감시하기 위해 참관인단을 만들어 활동했다. 참관인단으로 많은 부정선거를 목격한 나는 신민당을 방문해 부정선거를 여론화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를 보이콧하라고 요구했다가 정당법·선거법 위반으로 체포돼 서대문 형무소로 보내졌다. 며칠 뒤 검찰청으로 불려가 만난 검사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내게 수박 타령을 했다. 무슨 소리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해하는 내게 그는 다시 물었다. “너, 빨갱이잖아?” 수박과 빨갱이가 무슨 관계인가? 당황해하는 내게 그가 설명해줬다. 전통적으로 검찰 등 공안기관들은 ‘공안사범’을 세 가지 과일로 분류해 왔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수박의 정치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당론이나 ‘주류’ 다수파와 의견을 달리하는 소수파와 당내 비판세력은 민주당에 위장취업해 있는 ‘국민의힘의 프락치’인 수박이란 비판이다. 이는 오랫동안 사용해온 수박과는 정반대로 ‘위장한 보수’라는 의미다. 이렇게 된 것은 빨간색이 좌파를 상징하는 역사와 달리 국민의힘의 뿌리인 한나라당이 ‘차떼기·노무현 탄핵주도당’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2012년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면서 당 색깔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꿨고, 민주당도 당 색깔을 푸른색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1971년 민주당의 전신인 신민당이 제출한 내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여당인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찬성투표로 가결됐다. 격노한 박정희는 이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여당 중진 김성곤 의원 등을 중앙정보부로 끌고 가 콧수염을 뽑는 고문 등을 하고 정계에서 쫓아냈다. ‘정통 민주정당’을 자부해온 민주당이 유신세력처럼 막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가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고,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결정한 것도 아니고, 의원이 ‘국민의 대표’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와 상관없이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것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데, 무기명 비밀투표에 대한 가결 투표자를 색출해 도려내겠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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