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언니'보단 '이모'로 불리지만그시절 친했던 아이들도 자라아이와 쌓은 순간의 기억이훗날 가슴 따뜻하게 만들기도
훗날 가슴 따뜻하게 만들기도 이따금 결혼식에 참석할 때면 문득 내 나이를 체감한다. 어릴 땐 이모나 삼촌들의 결혼식에 갔는데, 어느새 내 또래 친구들이 결혼하는 시기를 지나 이제는 나보다 훨씬 어린 동생들이 결혼하는 모습을 본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나 혼자만의 숫자를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와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이 체험하는 삶의 의례들을 함께 통과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는 듯하다. 늘어가는 흰머리도 나에게 노화의 징후를 알게 하지만,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이 겪는 크고 작은 인생의 단락들이 나의 나이 듦을 넌지시 일러준다. 그중에서도 무럭무럭 커가는 어린이야말로 세월의 흐름을 깨닫게 해주는 가장 반가운 지표가 아닐까. 돌이켜보면 내가 지나온 시절마다 제일 친한 어린이들이 있었다. 어린이들이 나를 부르는 호칭이 '언니'나 '누나'에서 '이모'로 변했을 때 어린이를 대하는 내 태도나 마음도 사뭇 달라졌다.
나를 처음으로 '이모'라고 부른 어린이는 애인의 조카들이었다. 유달리 맑고 또랑또랑한 눈매에 마음씨가 고운 첫째 아이와 하얀 얼굴에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가 매력적인 둘째 아이가 나의 이삼십 대에 가장 친한 어린이였다. 그 아이들은 이제 훌쩍 자라 변성기와 여드름의 시기를 맞이한 중·고등학생이 되었지만, 애인과 나는 지금도 그 아이들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웃곤 한다. 세 살배기 둘째 아이가 형과 공원에서 놀다가 엄마에게 새침하게 내뱉은 말이나, 딸기가 가득 담긴 접시를 들고 잇몸이 드러나도록 활짝 웃는 사진은 우리에게 하나의 전설로 남은 추억이다. 이 아이 좀 보라고, 정말 사랑스럽지 않냐고, 당시 나는 아이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내가 한 살씩 더해간 나이는 그 시절 가장 친한 어린이들에게 받았던 기쁨으로 채워졌다. 그러니 한 사람이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쑥쑥 자라나고 있다는 성장의 표시가 아닐까.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사는 이야기] 네가 안하면 나도 안한다?現 진료시스템 문제 많지만지금은 의료사태로 더 악화환자 곁에 의사가 필요할 때의사도 진료실서 가장 행복하루빨리 갈등 해결되기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세상사는 이야기] 새로운 선량(選良)들에게 바란다선출된 국민의 대표자로막대한 권한갖는 국회의원한명이 역사의 물결바꾸기도국민과 함께 아파해주며양극화와 갈등 해결나서고공동체 구성원 공존위해행복을 주는 입법 힘써주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세상사는 이야기] 미래 알기 자기 알기보이지 않는 미래 알기 위해방향 파악하고 예측해봐야미래 가장 쓸모 있는 지식은인생이라는 전장에서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국민의힘 총선 패인으로 “한동훈의 과도한 욕심” 꼽은 신평“친윤 조직 흡수해 반윤·친한 조직으로 바꿔...당권경쟁 나올 가능성 너무 높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절반도 안 돼 공사비 90% 내라니, 집짓기 쉽지 않네[고향집 다시 짓기] 제일 추웠던 두 달, 골조가 만들어지던 날들의 기록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김양식에 좋은 삼두마을, 당 할아버지 모시게 된 이유는?완도 외진 마을에 깃든 이야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