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구분한다는 것이 놀라웠고 헤어 스타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든 사적 자기결정권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격하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긴 머리가 아름다움의 고정관념이 되어서는 안 되듯 짧은 머리가 여성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 동네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여성도 짧은 머리다. - 삶의 향기,여자아이,가해 남성,경쟁 사회,헤어 스타일,여성의 역할,양성평등,페미니즘,가부장제
어릴 때 내 헤어 스타일 담당은 위의 남자 형제들이었다. 머리가 길다 싶으면 마당에서 보자기를 목에 둘러 큰 무쇠 가위로 썩둑 썩둑 눈대중으로 잘랐다. 눈썹을 기준으로 자르면 좋으련만 머리카락은 점점 이마 위로 올라갔다. 첫째가 자르다 지겨워지면 둘째가 이어받고 마지막엔 마당 구석에서 코를 파던 셋째가 무쇠 가위를 인계받았다. 나를 마당에 앉혀놓고 형제들이 놀러 가 버리면 나는 거울을 보고 통곡했다. 내 짧은 산발은 딱 쥐 파먹은 몰골이었다. 모두 최선을 다했으나 불행히도 미적 감각은 없었다.덕분에 나는 동네에서 김씨 집 막내아들로 불렸다. 오빠들의 헌 옷을 물려 입고 딱지를 치니 나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건 내가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었다. 어릴 적 여자아이 머리카락의 길고 짧음은 빈부의 기준이었다. 잘 사는 집 아이들은 윤기 나는 긴 머리를 땋거나 늘어트려 꽃핀으로 장식했다.
얼마 전 20대 남성이 짧은 머리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가해 남성은 여성을 페미니스트로 생각해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아직도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구분한다는 것이 놀라웠고 헤어 스타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든 사적 자기결정권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격하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에는 여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사회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할 일자리나 기회가 흔치 않았다. ‘낀 세대’인 우리와 달리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양성평등 교육을 받고 할머니와 엄마의 인생을 간접 경험한 세대다. 직장에서 날밤을 새울 정도로 업무에 적극적이어서 남자 동료를 추월하는 일도 흔하다. 능력을 숭상하는 경쟁 사회에서 성별은 더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여성의 권리가 빛의 속도로 발전한 것 같지도 않다. 성별 갈등으로 폭력을 행사한 청년에겐 사회의 무한 경쟁 속에 여성이 대거 진출하는 상황에서 생겨난 박탈감도 있었을 것이다.
여자아이 가해 남성 경쟁 사회 헤어 스타일 여성의 역할 양성평등 페미니즘 가부장제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신한운용, 美대표지수 펀드 수탁고 500억원 돌파S&P500 283억원 나스닥100 225억원 짧은 환매주기가 장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러니 애 안낳으려하지”…남성은 75만6천원이나 받는데, 여성은 ‘고작’출산·양육 인한 경력 단절로 가입 기간 짧은 탓 여성 국민연금 월 평균 수령액 39만845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이유그들에겐 너무 짧은 신호등, 위험해도 건널 수밖에 없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삶의 향기] 나 ‘자신’을 내려놓는 정원 가꾸기그녀가 정원 일에 몰두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내려놓는 한 방편. 불가의 언어를 빌어 방생이라고 했으나, 정원 일에 몰두하는 것은 숱한 세상 근심걱정을 내려놓는 데 도움이 된다고. 따지고 보면 시 짓는 것도 정원 일이고, 요리하고 빨래하고 아궁이에 넣을 장작 쪼개는 일도 정원 일. - 삶의 향기,정원,정원사,정원 가꾸기,물질성과 구체성,봄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삶의 향기] 항상 미소짓게 하는 마음마음은 본래 깨끗하고, 마음 안은 이미 고요하다’는 말씀에 저절로 수긍이 간다. 이 말에 법정 스님은 산문집 『말과 침묵』에서 주석하기를 '너그러운 마음은 사람의 본심(本心)이고, 옹졸한 마음은 본심이 아닌 번뇌다. 그리고 마음이 일어나는 것에 따라서 유익한 마음, 해로운 마음, 과보의 마음, 작용만 하는 마음으로 분류하여 그 가짓수를 89가지 마음, 121가지 마음, 21만2021가지 마음으로 분류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주말 꿀잠 보충은 2시간까지만··· 푹 자려면 취침 3시간 전 ‘이것’ 마쳐야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 중 하나다. OECD의 2021년 조사에서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51분으로 OECD 평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