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장기화로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사태를 수습해야 할 정부·여당은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그동안 의료계가 단일한 입장을 모으지 않아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는 불만을 터뜨려왔는데, 이번에는 자신들이 자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사태를 수습해야 할 정부·여당은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그동안 의료계가 단일한 입장을 모으지 않아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는 불만을 터뜨려왔는데, 이번에는 자신들이 자중지란에 빠져 손발이 안 맞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래서야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를 유도하고 의료공백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의대 정원 문제를 둘러싼 의료계와의 갈등 해소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보류하자고 제안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예정대로 1509명을 늘리되, 2026학년도는 한명도 늘리지 말고 의료계와 대화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정부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단일안을 가져오면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만 고수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사태를 수습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국면에서, 외려 정부 입장에 대한 혼선만 자초한 모양새다. 의료계와의 대화와 협상에도 득이 될 리 없다.
정부는 최근 불안감이 고조된 응급의료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안이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24시간 진료가 일부 제한되는 곳이 3곳에 불과하고, 이 중 2곳은 9월부터 정상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의료진 부족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응급실 파행 운영은 언제 어디서 불거질지 모르는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또 응급실이 24시간 가동되더라도 진료과목에 따라 응급처치 뒤 배후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의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버텨온 간호사들은 한계에 다다랐다. 오는 29일로 예고된 간호사들의 파업까지 현실화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그동안 ‘땜질식 처방’으로 투입된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병원 경영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뿐이었다.
국민들이 언제까지 ‘아프면 안 된다’고 다짐하면서 불안에 떨어야 하나. 대통령실과 정부는 “고통스러운 개혁의 과정”이라며 상황을 방관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올해 유급될 의대 1학년들까지 고려하면,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해법 찾기는 더 어려워진다.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 창구를 열어 의-정 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사설] 여야 대표 시급히 만나 의료공백·특검 현안 풀어야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앞두고 제안했던 ‘텔레비전 생중계’를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고집하진 않겠다”고 했다. 여야 대표 회담의 실무적 걸림돌 중 하나가 제거된 것이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서둘러 만나 의료공백 사태 등 쌓인 현안들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의료공백 속 코로나…‘중증’ 늘면 속수무책코로나19 유행세가 계속되면서 치료제 부족 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정부가 치료제 추가 공급 등 대응에 나섰다.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가 유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 티메프발 중소 e커머스 위기,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인가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국내 최초 디자인상품 전문 쇼핑몰인 1300k가 다음달 문을 닫기로 했다.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 또 좌초 위기 노란봉투법, 언제까지 거부만 할 건가5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다시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정부·여당의 강력한 반대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재의결→법안 폐기로 이어졌던 21대 국회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 미 경기침체와 5차 중동전쟁, 복합 위기 직면한 한국 경제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5일 아시아 증시가 집단 ‘패닉’에 빠지는 등 사상 최악의 ‘검은 월요일’이 현실화됐다. 미국과 중동의 ‘복합 위기’에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까지 겹치며 세계경제가 거대한 파열음을 내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 의료 공백 속 코로나 재유행, 국가적 경각심 높일 때다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입원 환자가 매주 2배씩 늘어나, 한 달 전에 비해 9배 이상 증가했다. 갑작스러운 증가세로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의 일시적 품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