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는데도 정부가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외교부 설명이 오락가락한다. 이 문제에 있어선 협상 실무를 맡았던 외교부보다 한·미·일 ‘3각 동맹’을 위해 대일 ‘저자세 외교’ 기조를 이어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는데도 정부가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외교부 설명이 오락가락한다. 이 문제에 있어선 협상 실무를 맡았던 외교부보다 한·미·일 ‘3각 동맹’을 위해 대일 ‘저자세 외교’ 기조를 이어온 대통령실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상을 밝히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본인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해명해야 한다. 7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외교부는 전날 사도광산 사태와 관련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협의 과정에서 ‘강제’라는 단어가 들어간 과거 사료 및 전시 문안을 일본 쪽에 요청했으나 최종적으로 일본은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동안엔 정부가 ‘강제성이 드러나는 표현을 요구했고, 일본은 이를 받아들였다’며 협상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다 한국이 ‘강제’라는 용어를 명시하길 요구했고 일본이 이를 거부했는데도, 사도광산 등재에 찬성했다는 쪽으로 설명 ‘기조’가 바뀐 것이다. 한국이 끝까지 반대하면 등재가 이뤄질 수 없었던 유리한 협상 지형을 살리지 못하고 철저한 외교적 참패를 자처했음을 에둘러 실토한 셈이다.
외교부는 전임 정부 때는 사도광산 등재 자체에 반대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일본의 등재 시도에 “유감 표명”을 하거나 조선인 강제노동과 같은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원칙’을 꺾지 않았다. 6일 이 의원실에 보낸 자료에도 2015년 군함도를 등재할 때 일본이 수용한 문안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저한”이라는 자세로 협상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역사의 진실’보다 ‘일본과 협력’을 중시해온 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가 없다. 대통령실 핵심 당국자는 지난해 3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양보안인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하며 일본에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하는 박진 장관의 ‘물컵 발언’에 강한 이견을 드러낸 바 있고, 윤 대통령도 여러 인터뷰에서 역사 문제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니 이 사태의 출발점은 윤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다. 외교부 뒤에 숨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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