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조선인 강제동원이 대규모로 이뤄졌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일본 정부가 핵심 쟁점인 ‘조선인 강제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았는데도 윤석열 정부가 동의해줬기 때문이다. 사도섬에 전시 시설을 만드는 등 성과도 있지만, ‘
강제성’ 부분을 양보하면서 2015년 7월 박근혜 정부 당시 ‘군함도 등재’ 때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회의에서 일본이 신청한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최종 결정했다. 세계유산 등재는 관례상 한·일 등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의 전원 동의 방식으로 결정된다. 한국 외교부는 “전체 역사를 사도광산 현장에 반영하라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권고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을 일본이 성실히 이행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전제로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일 정부는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전체 역사’를 보여줄 전시 시설과 내용 등에 합의한 상태다. 일본 정부는 사도섬 내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안에 별도 장소를 마련했고, 오는 28일부터 전시가 공개된다.
하지만 한-일 사이에 가장 큰 쟁점인 ‘조선인 강제동원’의 강제성에 대해선 일본이 끝내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카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이날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을 상대로 한 발언에서 “한반도 출신 노동자를 포함해 사도광산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전략 및 시설을 만들기까지 한국과 긴밀히 대화했다. 충실하고 완전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모든 노동자의 가혹한 노동환경을 설명하고, 그 노고를 기억하기 위해 현지에 설명·전시 시설에 모든 노동자에 관한 새로운 전시물을 전시했다”고 덧붙였다.카노 대사는 전시 내용을 설명하면서 ‘조선인 강제동원’과 관련해 “처음엔 모집, 다음엔 관 알선으로 조선총독부의 관여 하에 실시됐다”며 “1944년 9월 이후 징용은 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일하도록 했고, 위반에 대해선 징역이나 벌금이 부과됐다”고 설명했다.
사도광산 주변에는 80여년 전 조선인 노동자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광산 뒤쪽 빈터에 돌무더기가 쌓인 곳이 있는데, 조선인 노동자들이 매일 밥을 먹던 식당 자리다. 안내판 하나 없이 휑한 모습이다. 사도/김소연 특파원 이는 2015년 7월 하시마를 포함해 ‘메이지일본의 산업혁명유산’ 23곳의 세계유산 등재 때와 차이가 크다. 당시 사토 구니 주유네스코 일본대사는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을 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뒤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노역’ 등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동원 과정과 노동 환경의 강제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강제성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고, 가혹한 노동에 대해서도 ‘모든 노동자’로 표현하는 등 일본인과 식민지 조선인이 함께 고통을 받았다고 ‘물타기’를 했다.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강제성 표현 문제는 2015년 이미 정리됐다. 표현 문제를 놓고 일본과 협의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강제성’을 공식적으로 부정하고 있는데도 외교부는 이를 사실상 외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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