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인 문 안쪽으로부터 소리가 들렸다. 달그락거리는 소리, 물소리. 쿵쿵하며 무게감 있는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 순간 ‘설거지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 2...
마약은 대표적인 ‘피해자 없는 범죄’로 꼽힌다. 신고할 피해자가 없으니 조용히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기 쉽다. 한국의 마약 투약자는 남녀노소·사농공상 가리지 않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저연령화’가 두드러진다. 가장 보편적인 마약류는 메스암페타민, 속칭 히로뽕이다. 60여 년 전부터 히로뽕이 한국에 ‘중독의 토양’을 만들어 놓자 온갖 종류의 마약이 우후죽순 퍼져나갔다. 히로뽕 유통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만연한 마약 유통의 문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는 이유다. 주간경향은 총 5회에 걸쳐 히로뽕의 역사와 현재, 즉 대한민국 ‘뽕의 계보’를 되짚는다. 직업물 웹소설 및 실화 기획사 팩트스토리와 공동으로 기획했다.귀를 기울인 문 안쪽으로부터 소리가 들렸다. 달그락거리는 소리, 물소리. 쿵쿵하며 무게감 있는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 순간 ‘설거지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하게 체포하기 위해선 ‘물건’을 갖고 있을 때 붙잡아야 했다. 마약을 사고팔았다는 진술이나, 거래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만으로는 재판 결과가 불확실하다. 우여곡절 끝에 확인한 이 오피스텔을 덮친 것이 승부수였다. 일본과 한국, 중국 등 3국의 논문과 언론보도, 판결문 등 다양한 자료를 살펴봤다. 국내 히로뽕 유통망의 최상층에 있는 이들부터 그들을 수사한 전·현직 경찰, 검찰 관계자 등 30여 명을 직접 만나거나 옥중 서신으로 인터뷰했다.1~2평 남짓한 접견실의 두꺼운 유리 벽 너머로 M과 마주 앉았다. 해외에 체류하며 현지의 마약 생산업자에게서 물건을 공급받는 밀수업자와 한국에 있으면서 밀수업자에게 처음으로 물건을 직접 건네받는 밀매업자가 천상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M도 해외에서 직접 대량의 히로뽕을 받는 천상계에 있다.
누가 천상계의 유통업자인가, 누가 그중에서도 거물인가 하는 것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대차대조표가 있거나 매출액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일반 기업들과는 다르다. 하지만 언제 누가 많은 물건을 다루고 유통하고 있는지는 이 세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저절로 알게 된다고 한다. M처럼 히로뽕계 큰 손으로 꼽히는 인물은 10명 내외로 파악된다. 많은 이들이 한국을 마약 청정국이라고 여겨왔지만, 토종 마약왕들은 일반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을 뿐 사실 오래전부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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