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의 기후 1.5] '석탄제국' 영국, 선진국 가운데 첫 탈석탄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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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기후 1.5] '석탄제국' 영국, 선진국 가운데 첫 탈석탄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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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30일, 영국의 국가전력망운영공사(National Grid Electricity System Operator)의 발전 현황판에서 석탄화력발전량의 숫자가 '0'을 기록했습니다. 일시적으로 '0'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국내 마지막 석

2024년 9월 30일, 영국의 국가전력망운영공사의 발전 현황판에서 석탄화력발전량의 숫자가 '0'을 기록했습니다. 일시적으로 '0'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함으로써 탈석탄 을 실현한 것입니다. 선진국들 가운데 첫 탈석탄 입니다. 공사 측은 “래트클리프 발전소를 마지막으로 석탄화력발전소가 전력 시스템에서 떠나게 됐다”며 “영국서 142년간 이어져 온 석탄화력발전의 종말을 고하는 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탈석탄 의 다음날, 이 공사는 이름을 국가에너지시스템공사로 바꾸고, 석탄 없는 시대의 에너지 시스템을 맞이했습니다.

1905년, 영국의 새로운 전함 설계를 이끌던 해군제독 존 피셔는 연료원을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뛰어난 기동성과 작전반경 등 내연기관은 증기기관을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영국 내에선 강력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자국 내에 양질의 에너지원이 충분히 있는 상황에서, 수급이 불안정한 외산 석유로 군함을 가동해야 하느냐는 우려에서 비롯된 반발이었죠. 해군을 비롯, 정계에 이르기까지 안팎으로 불거진 우려에도 이러한 전환을 추진한 것은 당시 해군장관, 윈스턴 처칠 덕분이었습니다. 처칠은 당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환에도 영국의 전체 석탄 생산량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1952년, 우리가 의무교육과정에서도 배우는 런던 스모그로 4천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도 그래프 곡선의 기울기는 그리 가팔라지지 않았죠. 런던 스모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1980년, 영국에서 가장 큰 발전비중을 차지했던 발전원은 석탄이었습니다. 무려 7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1986년, 영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가 준공되고, 이후 영국의 전력생산은 석탄 중심에서 가스 중심으로 변화했습니다. 2008년 기후변화법이 제정된데 이어 2015년엔 정부가 탈석탄을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고요. 1913년 정점 이후 100년의 시간 동안 차근차근, 석탄과의 이별 수순이 이어진 셈입니다. 1900년부터 2023년에 이르기까지 124개년의 시간, 국가별 석탄 생산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습니다.

2002년, 영국은 재생에너지의 확산을 위해 RPS를 도입했습니다. 대규모 발전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자가 발전하는 총량의 일정 부분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입니다. 통상 '대규모 발전사업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만큼, 이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으로 꼽힙니다. 이어 2005년엔 EU 차원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고요. 2008년, 영국 정부는 대형 화석연료 발전소들의 배출량을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차근차근 발전사업자들에게 시그널을 보낸 것입니다. 영국이 완전한 탈석탄에 돌입한 것은 2024년 9월 30일의 일이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석탄 없는 날'은 존재했습니다. 다른 발전원들이 점차 국가 전력 생산의 대부분을 책임져가면서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지된 것은 아니지만, 가동을 아예 멈추거나, 거의 하지 않은 시간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글로벌 기후 에너지 싱크탱크 Ember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에선 2017년부터 하루 중 석탄발 전력 공급이 전혀 없었던 날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주춤했던 2020년엔 무려 수개월동안 가동을 멈추기도 했을 정도였고요. 불과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그래프가 검정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으로 칠해진 날이 많았는데, 그 짧은 사이 잿빛은 점차 옅어졌고, '석탄발 전력 0%'를 뜻하는 초록색의 영역은 커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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