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여름이 가장 힘들어'…에어컨 없는 초소서 버티는 경비원들 | 연합뉴스

[르포] '한여름이 가장 힘들어'…에어컨 없는 초소서 버티는 경비원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기온이 31도까지 치솟은 2일 오전 10시께.토시로 가린 팔뚝은 땀띠로 얼룩이 져 있고 머리도 땀으로 온통 젖어 있었지만,"힘들지 않으시냐"는 물음에는 말을 아끼며 묵묵히 잡초를 골라냈다.아침에 출근하는 차량 교통정리를 하고 나면 그나마 '선선'한 오전 중에 화단 정리 작업을 마쳐야 해 쉴 틈이 없기 때문이다.화장실이나 씻을 공간이 없는 데다 건물이 열을 그대로 흡수하는 슬레이트 지붕으로 돼 있어 차라리 뙤약볕이 내리쬐는 바깥이 더 시원할 지경이다.주민 시선 때문에 경비원들이 모여서 쉴 수도 없고, 전기세가 많이 나올까 봐 걱정도 돼 '그림의 떡'일 뿐이다.인터뷰에 응하면서도 지나가는 주민들의 눈치를 살피던 A씨는 경비 업무를 하시면서 일 년 중 가장 힘든 계절이 언제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바로 지금"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화단에서 잡초를 뽑던 동료 C씨는"내년에 달아준다고는 하지만 주민 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들었다"며"주민들이 전기료도 내야 하는데 쉽게 통과될지는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앞서 대전 대덕구는 지난 6월 2천826명의 대덕구민의 서명을 받아 발의된 '대전시 대덕구 공동주택 노동자 인권 증진과 고용안정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켜 주목받았다.심유리 대전아파트 경비노동자 권리 찾기사업단장은"경비노동자들이 3개월 단위로 계약하다 보니 폭염 속에서 일하면서도 에어컨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아직 추경에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도록 대덕구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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