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인 시위자도 '나라 망신'…국회 앞 불법천막에 칼 뺀다 | 중앙일보

국회 앞 좌우 150m 길이 인도에 펼쳐져 있는 현수기와 현수막만 70여 기가 넘었습니다.\r국회 불법천막 현수막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화물 안전운임제 사수’‘간호법 약속 이행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잔뜩 내걸려 있었다. 좌우 150m 길이 인도에 펼쳐져 있는 현수기와 현수막만 70여 기가 넘었다. 빛바랜 천막 10여동도 사이사이 눈에 띄었다. 영등포구청은 일부 천막에 ‘불법 도로점용에 대한 계고 통지서’를 붙여놓기도 했다. 국회 앞에서 2년째 낙태 반대 1인 시위를 이어왔다는 복연순씨조차 “천막 쳐놓은 것 싹 치워야지, 이대론 나라 망신”이라고 혀를 찼다.

국회 앞은 유동 인구가 많아지는 점심시간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도의 소음이 동반된다. 오후 12시가 가까워지자 국회 앞은 시대위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민중가요와 확성기를 든 일부 시민의 악다구니가 뒤섞였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허용하는 국회 앞 주간 최대 소음은 75db이다. 기자가 소음측정기를 대보니 82데시벨이 나왔다. 국회 도서관을 방문했다는 한 대학생은 “지하철역에서 나올 때마다 소음을 피할 수 없어 불편하다”며 “표현의 자유가 있다지만 시위대가 다른 방식을 활용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화되는 국회 앞 집회·시위 제한에 나설 경우 헌법상 보장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국회 사무처의 부담이다. 이날 회의에선 당사자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자진 철거를 유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국회방송이나 국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의견 표명이 이뤄지도록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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