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오전 9시 출근시각에 맞춰서 한번, 이보다 늦은 시각에 또 한번 운행된 사실이 여러차례 확인됐다. 경찰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 출근이 늦을 때 대통령이 타지 않은 빈 차를 내보낸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오전에 정시 출근하지 않을 때 제시간에 대통령실에 도착하는 ‘위장 출근 차량’을 운용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인근 커피숍에서 대기 중이던 교통경찰들은 “빨리 나갔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누다가 무전이 울리자 주변 경찰에 신호 및 차량통제 등을 지시하고 오전 9시31분께 밖으로 나갔다. 그로부터 11분 뒤에 한남동 관저에서 두번째 행렬이 출발한 것이다. 두번째 행렬이 이동하는 동안 신호 조작이 이뤄졌고, 웹에서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센터 폐회로텔레비전은 두번째 행렬을 따라가며 이동 상황을 감시했다.지난달 29일에도 6대의 차량이 오전 9시2분께 관저 입구에서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9분께 관저 입구에서는 또다시 실제 출근 행렬로 의심되는 차량 7대가 집무실로 향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오전 9시1분과 오전 10시1분에 각각 출근 차량 행렬이 관저 입구를 나와 집무실로 들어갔다.위장 출근 의심 정황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출근길, 용산 집무실 일대를 경호하는 경찰의 경호·검문 태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9시50분께 경찰들은 분주해졌다. 앞서 보이지 않던 사복 경찰들이 추가로 관저 인근 도로에 배치됐고, 경찰들은 교통 신호 조작이 가능한 ‘표준 교통신호제어기’ 뚜껑을 열어 놓고 교통 통제를 위해 대기하기 시작했다. 버스 한대가 정류장에 멈춰 서자, 경찰들은 “저 버스 빨리 보내, 빨리”라며 다급히 버스에 다가가 이동을 요청했다. 잠시 뒤인 오전 10시1분 승용차 3대와 승합차 3대 등 진짜 출근 행렬로 추정되는 차량이 관저를 떠나 대통령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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