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삶이란, 신체의 통일성이 와해할 가능성에 맞서는 투쟁이다. 들꽃의 아름다움이나 저녁놀의 아름다움이나 미인의 아름다움이나 수공예의 아름다움이나 일상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초월적 아름다움에 관심이 있다. 따라서 삶이란, 심신이 와해할 가능성에 맞서는 투쟁일 뿐 아니라, 자신이 자신을 죽일 가능성에 맞서는 투쟁이기도 하다. - 김영민의 생각의 공화국,투쟁,기적,초월적 아름다움,아름다움 그러기,가난도 이성
올 한 해를 잘 살아낼 수 있을까. 잘 살아내기 위해서는 일단 생존하는 데 성공해야 한다. 지난 연말에도 가자지구에는 폭탄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연이어 죽어 나갔다. 이 시각 살아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비극적 사태를 간신히 모면한 생존자들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출생, 노인 빈곤, 자살에 있어 최악의 선두를 다투는 나라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살고 있었던 게 아니라 살아남고 있었다. 근원 모를 전염병으로부터, 느닷없는 재해로부터, 예고 없는 불운으로부터, 돌발적인 사고로부터 살아남고 있었다. 다들 살아있는 게 기적이다. 만국의 생존자들이여, 단결하라.
사고와 재해와 전쟁으로부터 살아남고, 일상을 버틸 건강을 유지해냈는가. 축하한다. 그러나 이제 자본과 과로가 당신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사람은 없다. 스스로 밥을 벌어먹어야 한다. 누군가 인생을 대신 살아주어도 문제다. 그러면 심신의 기능이 퇴화하기 시작할 테니까. 21세기에도 여전히 노동하지 않을 수 없고, 그 노동은 자본주의의 틀 내에서 진행된다. 어쨌거나 현재 이곳은 자본주의 사회니까. 칼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이 통제하거나 끝내 길들이는 데 실패하고 남은 것이 삶이다. 일터에 나가 스스로를 시스템에 길들이고 돌아왔을 때 남아있는 게 삶이다. 그 작고 여리고 몰캉몰캉한, 그러나 과로에 너덜너덜해진 삶을 보호하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한다. 고생스럽지만 생존에 필요한 재화를 획득하고 여가를 확보해야 한다. 만국의 생존자들이여, 단결하라.만국의 생존자들이여, 단결하라 권력인들 당신을 가만히 두겠는가.
금각사를 불 태운 뒤 삶이 열렸다 초월적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이 그의 마음을 채우고 있는 한, 그는 일상을 제대로 살아낼 수 없다. 그가 꿈꾸는 아름다움은 어느 순간 돌연히 나타나는 것이지, 먹고 싸고 입고 엎어져 자는 일상에서 지속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삶이란, 결국 나아가고 쌓아 올리고 생산하고 욕심내고 획득하고 소비하고 부패하다가 결국 덧없어지는 모래성 같은 것이다. 그가 열망하는 아름다움은 그러한 잡다한 일상을 넘어서 있는 형이상학적 존재다. 그것이 바로 그가 상상하는 ‘금각사’다. 그러한 금각사 혹은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구구절절한 일상의 삶을 정지하라고 명령한다. 결국 금각사를 불태우고 나서야 주인공은 결심한다. 이제 살아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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