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어느 가을날 바하칼리포르니아의 판자촌에서 두 여성이 만났다. 휴가를 보내던 미국인 사진작가 애니 아펠 그리고 벽돌공 남편에게 점심식사를 가져다주던 만삭의 마리아였다...
1993년 어느 가을날 바하칼리포르니아의 판자촌에서 두 여성이 만났다. 휴가를 보내던 미국인 사진작가 애니 아펠 그리고 벽돌공 남편에게 점심식사를 가져다주던 만삭의 마리아였다. 애니는 마리아에게 사진을 몇장 찍어도 되냐고 물었고 마리아는 좋다고 답했다. 애니는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도 멕시코에서 만난 한 가족이 계속 떠올랐고 다시 돌아간다.
레슬리 제이미슨의 에 수록된 ‘최대노출’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레슬리는 애니의 시선 앞에서 자신의 글의 초라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쓴다. “‘그게 존중이야’하고 나는 생각했다. 보는 것, 계속해서 보는 것, 필요한 걸 얻자마자 시선을 돌리지 않는 것. 존중이란 피사체가 늙어가는 모습을, 점점 더 복잡해지는 모습을, 그리고 우리가 그들을 위해 써준 내러티브를 전복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는 일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쓰는 것과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 달라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비슷한 면도 많다. 언제나 진실에 도달하는 데 실패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대한의 진실에 가깝게 쓴 뒤에도, 턱끝까지 숨차게 시도를 해도, 돌이켜보면 어딘가에 빈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게 전부가 아닌데…. 내 기억은, 이 사람의 모습은 이게 전부가 아닌데…. 내게는 이러한 균열과 빈틈이 더 진실하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레슬리 제이미슨이 알코올중독 경험과 회복의 과정을 담은 자전적 회고록 이후에 이 책을 쓴 것은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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