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가 지난 24일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인권 보장의 ‘디딤돌’과 ‘걸림돌’이 된 수사·판결 선정 결과를 ...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지난 24일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인권 보장의 ‘디딤돌’과 ‘걸림돌’이 된 수사·판결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걸림돌 선정 사례들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왜 필사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냐”고 물은 수사기관 등 가해자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거나 피해자 인격을 침해한 것들이다. 디딤돌로는 가해자 혀를 깨물어 옥살이한 최말자씨에게 60년 만에 재심의 길을 열어준 재판부 등 9개 사례가 선정됐다. 특별 디딤돌에는 성폭력 피해자에 연대한 ‘곡성군 죽곡면 삼태마을’이 뽑혔다.피해자에게 “왜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냐”고 한 검찰·재판부는 걸림돌로 선정됐다. 전주지방검찰청 정읍지청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필사의 저항’을 했어야 한다며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직장 상사로부터 주거침입 후 강간을 당한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검사로부터 “강제로 키스했을 때 왜 혀를 깨물지 않았냐” 같은 질문을 들었다.
장애인 피해자의 진술을 인정하지 않은 재판부도 걸림돌로 선정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형사부는 아동 및 장애인 진술 분석 의견서, 담당 수사관 등이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했는데도 피해자의 진술이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거나 기억 내용에 대한 출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해치는 증거만을 채택한 서울고등법원 제11-3 형사부도 걸림돌로 선정됐다. ‘성인지 감수성’의 의미를 퇴색시킨 판결도 선정됐다. 대법원 제2부는 자폐성 장애인이 저지른 강제추행 사건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는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나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해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전성협은 “해당 판결로 인해 마치 2018년의 ‘성인지 감수성’ 판례가 깨진 것으로 오독하여 이미 여러 하급심 판결에 인용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성폭력 피해자인 최말자씨가 20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열린 ‘56년 만의 미투, 60년 만의 정의’ 기자회견 중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고 있다. 최씨는 10대 때인 1954년 자신을 성폭력하려던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가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은 후 70살이 넘어서야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재심청구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광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는 성인 대상 그루밍 성폭력 범죄를 인정해 디딤돌로 뽑혔다. 재판부는 성인 여성 피해자를 강간하고 범행 장면을 촬영한 교회 목사 C씨에게 징역 5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40시간, 취업제한 7년을 선고했다. 전성협은 “교회 내 성폭력 사건에서 성인이 피해자면 아동 청소년과 달리 위력을 인정받기 어려웠던 선례를 깨고 가해자를 엄벌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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