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이런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어떤 쟁점이 문제가 될 수 있을까?” 법무법인 1년차인 김진우(29) 변호사가 법리적 쟁점을 정리해주는 변호사 전용 인공지능(AI) 검색창에 질문을
법무법인 1년차인 김진우 변호사가 법리적 쟁점을 정리해주는 변호사 전용 인공지능 검색창에 질문을 넣었다. 그렇게 추린 쟁점의 구체적 판례를 찾을 때도 인공지능 판례 검색 서비스를 활용한다. 김 변호사는 ‘파트너 변호사’를 돕는 ‘어쏘 변호사’다. 그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활용하면 내가 ‘어쏘 변호사’를 데리고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검색 결과에 추가 확인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훨씬 더 업무가 빨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법조계에 인공지능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에만 15곳 이상의 리걸테크 기업이 법률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능도 나날이 발전한다. 판례 검색 제공에 머물렀던 인공지능은 이제 자료 분석과 서면 작성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다. ‘로톡’을 운영하는 리걸테크 기업 로앤컴퍼니가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 서비스 ‘슈퍼로이어’는 두달 만에 3500여명의 회원을 모았다. 슈퍼로이어는 법률 검색, 서면 초안 작성, 문서 요약, 사건 기반 대화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걸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인 비에이치에스엔은 지난 1월부터 기업 계약이나 법무 관리, 소송 기록 분석을 돕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기업을 대상으로 계약관리솔루션, 기업법무솔루션 등을 지원한다.정부 역시 리걸테크 사업 진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초거대 에이아이 확산 생태계 조성 사업’ 수행 기업으로 최근 인텔리콘, 엘박스를 선정해 정부 지원금을 통해 서비스 개발을 도울 예정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로앤컴퍼니 등을 ‘에이아이 법률 보조 서비스 확산 사업 신규과제’ 기업으로 지정했다. 대형 로펌들 역시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자체 데이터베이스 기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은 디지털 포렌식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접목했고, 법무법인 율촌은 생성형 인공지능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국내 주요 정보통신 기업들과 협력해 자체 법률 데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법률 인공지능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면서 신입 변호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퍼지고 있다. 1년차 변호사 고지혜씨는 “현재도 어쏘 변호사가 1시간 걸려 판례 검색해야 할 것을, 법률 인공지능 서비스는 1분 안에 찾아준다. 더 기술이 발전한다면 모든 초안을 인공지능이 작성해 신입 변호사는 필요가 없어지게 될 수도 있다”며 “변호사 고용시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기술적 문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환각’ 문제다. 환각은 인공지능이 실제로는 없는 정보를 생성하거나 사실이 아닌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현상이다. 업체들이 환각 현상을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잘못된 판례를 소개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미국에서는 한 변호사가 리걸테크 서비스를 활용했다가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법원에 제출해 1년간 변호사 자격이 정지되기도 했다.
인공지능 서비스의 규제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도 쟁점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지난 3월 챗봇이 일반인들의 법률적 질문에 답변을 해주는 ‘에이아이대륙아주’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대한변호사협회 조사위원회는 지난 9일 변호사가 아닌 인공지능으로 변호사 업무를 하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다만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변협 관계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지 무턱대고 기술 발전을 막거나 징계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술의 형태 및 목적, 다루는 자에 대한 부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도 2021년 9월 학계와 실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리걸테크 티에프’를 출범시키고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 변호사 제도의 공공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해왔지만 3년이 지나도록 마땅한 가이드라인 등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산업계와 변호사 단체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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