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실(絲), 연결, 심장, 전류, 촛불” 노벨상 한강의 강연 키워드 [2024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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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絲), 연결, 심장, 전류, 촛불” 노벨상 한강의 강연 키워드 [2024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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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스톡홀름서 ‘노벨 강연(Nobel Lecture)’

한강, 스톡홀름서 ‘노벨 강연’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란 것을 실감하는 순간에 놀라고 감동합니다. 그 실에 연결되어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림원 2층에서 7일 열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의 핵심 키워드는 ‘빛과 실, 연결, 심장, 전류, 촛불’이었다. 노벨상 수상자의 ‘노벨 강연’은 공식 시상식 전에 열리지만 사실상 ‘수상소감’으로 여겨지는, 노벨상 행사의 하이라이트다.마츠 말름 노벨위원회 사무총장과 함께 입장한 뒤 한강 작가의 시간은 1979년 4월로 돌아갔다.

이어 그는 “‘바람이 분다, 가라’는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삶과 세계를 거부할 순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희랍어 시간’은 우리가 이 세계에서 살아나가야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담았다”며 “이는 사슬처럼 또는 도미노처럼 포개어지고 이어진 질문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는 “망자들에게, 유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일어난 어떤 일도 돌이킬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감정과 생명을 빌려드리는 것뿐이었다”며 “소설의 처음과 끝에 촛불을 밝히고 싶었기에 파르스름한 심장 같은 불꽃의 중심을 응시하는 어린 동호가 시신들 위로 흰 천을 덮고 촛불을 밝힌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가 강연한 스웨덴 한림원에는 시인 타고르의 희곡 ‘폭포’를 형상화한 폭포 형상의 1000개의 LED 조명이 건물 외벽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와 오후 3시면 저녁이 되는 스톡홀름의 어둠을 밝히는 중이었다. 한강 작가의 강연에 앞서 스웨덴의 저명한 첼리스트 크리찬 라슨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첼로 무반주 모음곡 5번 C단조를 연주해 깊고 넓은 한강 작가의 심연 속으로 세계 청중을 인도했다. 1717년부터 1723년 사이에 바흐가 작곡한 이 곡은 300년이 지난 작품이며, 스웨덴 한림원 건물도 1786년 세워져 역사가 길다. 세번째 장편소설인 를 쓰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나는 그렇게 몇 개의 고통스러운 질문들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한 인간이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되는 것은 가능한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걸 위해 더이상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그 질문의 끝에서 나는 다음의 소설을 상상했다. 을 출간한 후 찾아온 2012년의 봄이었다.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침내 삶을, 세계를 끌어안는 그 소설을 눈부시게 투명한 감각들로 충전하겠다고. 제목을 짓고 앞의 20페이지 정도까지 쓰다 멈춘 것은, 그 소설을 쓸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1980년 1월 가족과 함께 광주를 떠난 뒤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학살이 벌어졌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 이후 몇 해가 흘러 서가에 거꾸로 꽂힌 ‘광주 사진첩’을 우연히 발견해 어른들 몰래 읽었을 때는 열두 살이었다.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저항하다 곤봉과 총검, 총격에 살해된 시민들과 학생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는, 당시 정권의 철저한 언론 통제로 인해 왜곡된 진실을 증거하기 위해 유족들과 생존자들이 비밀리에 제작해 유통한 책이었다.

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 이런 것이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 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 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동호가 어머니의 손을 힘껏 끌고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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