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아버지의 역할’ 고민했을 동생···남긴 뜻 이어가고 싶다” [노동사(死), 그 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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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제3지대장의 형 양회선씨에게 지난 100일은 숨 가쁜 시간이었다. ...

내게 남은 일은 동생을 잊혀지지 않게 하는 것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제3지대장의 형 양회선씨에게 지난 100일은 숨 가쁜 시간이었다. 자신을 되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지난 6월21일 동생의 노동시민사회장이 엄수되고 나서야 동생이 떠났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혼자 있을 때마다 “형으로서 해준 게 없는 것 같다”는 회한이 몰려왔다. 종교에 의지하기도, 동생의 명예회복은 긴 싸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을 다독이기도 했다. 그렇게 100일이 흘렀다.

농고를 졸업한 양 지대장은 컴퓨터수리점 등에서 일했다. 2002년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7년 만에 어렵사리 두 쌍둥이 자녀를 얻었다. 양 지대장은 평소 자식들을 ‘내 분신들’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회선씨는 “동생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주 아팠는데 그러다 보니 더 애틋했다”며 “자신이 아버지의 보살핌을 못받고 자랐으니 아이들에게는 그런 환경을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2012년 가정에 첫 위기가 찾아왔다. 철원에서 약 5년간 이어오던 LPG 공급사업이 부도 위기에 몰렸다. 처음으로 빚이 생겼고, 평소 앓던 당뇨병도 증세가 심해졌다. 힘들어하는 양 지대장을 지켜보던 회선씨는 양 지대장 가족을 불러 경기 동두천 자신의 집에서 약 2년6개월을 함께 지냈다. 양 지대장은 회선씨가 운영하던 설비업체에서 일했다.

그러나 건설 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2018년 강원 평창에서 일하면서 불법 재하도급 문제를 겪었다. 원청은 양 지대장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했다고 했으나 그 돈을 받은 사람은 연락을 끊었다. 자신의 월급은 물론 같이 일하던 노동자들의 월급도 못줄 처지에 놓였다. 회선씨는 “당시 동생이 같이 일하던 사람들에게 ‘나를 고발하라. 그러면 당신들은 밀린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며 “그때 만연한 불법재하도급 구조에 질려버린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하자 현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현장 교섭에 나서도 문전박대당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도 양 지대장은 가족들에게 ‘괜찮다’는 말 외에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속으로 앓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회선씨는 잠시 설비업체 일을 내려놨다. 노동사 관련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한 아들들이 “용돈은 저희가 드릴 테니 아버지는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하시라”고 말한 게 큰 힘이 됐다고 한다. 회선씨는 “어떤 사람들은 유가족이 빨리 무너지기를, 그래서 동생의 사건이 잠잠해지기를 바라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며 “내게 남은 일은 동생을 잊혀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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