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 부모는 ‘미친개’의 제자다 [공감]

대한민국 뉴스 뉴스

금쪽이 부모는 ‘미친개’의 제자다 [공감]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67 sec. here
  • 3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30%
  • Publisher: 51%

작년에 동생 가족이 휴가로 귀국했을 때 마침 선거 중이었다. 재산 축소신고로 지탄받던 후보에...

작년에 동생 가족이 휴가로 귀국했을 때 마침 선거 중이었다. 재산 축소신고로 지탄받던 후보에 대한 뉴스를 지켜보던 아홉 살 조카가 “저 후보자가 나쁜 사람이에요?”라고 물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행동이 나쁘지. 고모는 정직한 후보를 선택하려고 해”라고 답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구분 이전에 좋은 행위와 나쁜 행위를 먼저 알려주는 것이 옳을 것 같아서였다.

세상 경험이 쌓일수록 알게 된다. 대개의 사람들은 완벽하게 좋거나 나쁘기보다는 상황과 입장, 욕망에 따라 다른 행위를 선택한다는 것. 그러나 보편적 선악의 행위와 상호 영향력, 연쇄적 파급효과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고민할수록 더 나은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룰과 예의를 배우는 과정보다는, 타인을 속성으로 규정하고 구분짓는 법을 먼저 습득하게 만드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근현대 100년사가 “반교육의 역사”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일제 치하에서는 ‘식민지 교육’으로 자존감을 잃고 사대주의에 물들었고, 분단 이후는 극단적 좌우 논리의 ‘반공 교육’으로 다름의 조화보다는 절대선과 절대악의 편가르기와 혐오를 배웠다.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들이 결실을 맺기 전, 산업 역군으로서의 효용성과 배금주의 시대의 스펙 향상이 궁극의 교육 목표가 되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조건과 공생의 가치를 가르쳐야 할 학교가 오히려 굴복할 강자와 무시받아 당연한 약자를 가르는 검투사 훈련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꽃 같은 젊음의 교사들이 목숨을 끊고, 오랜 시간 학부모들의 갑질 폭력에 시달려 온 교사들이 폭염에 거리로 나섰다. 어떤 이들은 “내 새끼 지상주의”가 문제라며 부모들을 탓하고, 어떤 이들은 비대해진 학생인권의 문제니 다시 체벌을 허용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게 다일까. 진실로 내 새끼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라면, 강력한 교권의 문제라면, 그토록 오랜 시간 교사들의 폭력과 차별에 무방비로 방치된 학생들이 넘쳐나던 사회는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 자녀의 행복보다 성공을 갈망하는 사회는? 학교마다 있던 교사 별명 1위가 ‘미친개’라는 조사가 있다. 광년이, 독사, 피바다에 돈만 밝힌다는 거지새끼, 바리캉과 맛세이, 여학생들의 신체를 더듬던 변태가 활보했다. 학교인지 조폭인지 혼란하다. 가난하거나 성적이 낮은 학생은 가장 만만한 먹잇감이었다. 드라마 에서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주인공이 담임에게 복수했을 때 많은 이들이 통쾌함을 느낀 이유는 집단적 유사경험 때문이다. 스승의 기억이 빈약하고 불신만 가득한 학생들이 학부모가 되었고, 전대의 상당수 교사들이 저지른 악업이 거울처럼 부메랑으로 대물림되는 중이다. 폭력의 주체가 오갈 뿐 학교가 학교가 아닌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폭력교사도 갑질부모도 대책 없는 금쪽이들도 철학 없는 교육, 길 잃은 무한경쟁 사회와 남 탓주의의 결과물이자 상호 악영향의 주체이지 근본 원인은 아니다.침몰 직전의 교육환경과 오랜 불신의 고리를 쉽게 끊기는 어렵겠지만 샛길은 없어 보인다. 당장의 세심한 제도정비는 중요하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kyunghyang /  🏆 14.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코스트코 주차장 '낚시 의자'…현대차 룩, 거기서 탄생했다 | 중앙일보코스트코 주차장 '낚시 의자'…현대차 룩, 거기서 탄생했다 | 중앙일보자동차 전문가가 추천하는 배움의 장소는, 바로 '마트'입니다.\r현대차 자동차 TheJoongAngPlus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방통위 ‘거부할 수 없는’ 자료열람 요청도 거부하고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청문 강행방통위 ‘거부할 수 없는’ 자료열람 요청도 거부하고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청문 강행권 이사장은 “방통위가 내 방어권을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라며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내 사적 이익을 포기하고 청문회 절차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 요청 마저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좁은 우리 밖 나와 겨우 20m…암사자 '사순이'의 짧았던 세상 구경좁은 우리 밖 나와 겨우 20m…암사자 '사순이'의 짧았던 세상 구경사설 목장에서 키우던 암사자 한 마리가 우리가 열린 틈을 타 탈출해 마을에 비상이 걸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멀리 가지 못하고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나라가 망했는데 한사람쯤은 따라 죽어야지'…경술국치 '순국'의 변[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나라가 망했는데 한사람쯤은 따라 죽어야지'…경술국치 '순국'의 변“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 순절해야 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1910년 9월6일이었다. 경술국치(8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서경덕 교수, 독도 대신 ‘다케시마’ 표기한 일본 기상청에 항의서경덕 교수, 독도 대신 ‘다케시마’ 표기한 일본 기상청에 항의일본 기상청이 태풍 7호 ‘란’의 기상 지도에서 독도를 일본땅으로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민주주의 운동가를 공산전체주의 세력으로 몬 광복절 경축사[사설]민주주의 운동가를 공산전체주의 세력으로 몬 광복절 경축사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정부 비판자들을 ‘공산전체주의’의 맹목적 추종자로 싸잡아 지칭했다. 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18 12:3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