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아이를 경찰이 데려온 상황이었다. 학생부장에게 부탁하고,또 한 번 전화를 했지만 아...
현재 전남 지역에서 지내고 있는 24년차 교사 장혜진씨가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송윤경 기자또 한 번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당시 책임자였던 교감은 교문 밖으로 걸어나오는 듯하더니 금세 들어갔다. 나중에 ‘못 봤다’고 하더라.
24년차 교사 장혜진씨의 삶을 흔든 2021년 3월의 이 사건을 어떻게 명명하면 좋을까. ‘교사가 학생에게 맞은 사건’이란 표현으로는 지금까지 계속되는 괴로움이 담기지 않는다. 그는 진작에 예진이를 용서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의 20대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사의 인권·교육권 침해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와 반성이 이어지고 있다. 장씨는 말한다. “그런데요, 다들 진지하게 묻지 않는 것이 있어요. 서이초 사건에서 교장·교감은 왜 교사를 지켜주지 않았나요? 이영승·김은지 교사가 자살한 학교의 교장과 교감은요?” 혹자는 “지금의 학교 시스템에선 교장·교감도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장씨는 “그런 말을 하기엔, 다수의 교장·교감들은 자신의 역할을 너무 잊고 지내고 있다”고 말한다.최근 장씨는 용기를 냈다. 예진이를 용서했음에도 계속되는 정신적 고통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 교감 A씨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도록 법정에서 싸우기로 한 것이다. 장씨의 법정 투쟁은 “그저 학교가 조용하기만을 바라는” 상당수의 교장·교감들에게 ‘교사 보호 의무’를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처음 겪는 ‘출근 공포’에 발작과 구토가 찾아왔다. 공황장애,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았다. 그때 얘기를 하면 지금도 뺨이 아프다. 교감은 한 학기 만에 다른 학교 ‘교장’으로 발령이 났다.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사실 예진이에 대해선 빨리 용서가 됐다. 예진이는 학기 첫 주부터 상담을 자주 했던 아이였다. 지각, 결석, 조퇴가 잦았고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어머니까지 모시고 셋이 대화를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잘 풀렸다. 그 자리에서 어머니가 예진이에게 ‘학교를 제대로 다니면, 네가 원하는 반려동물 미용 학원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 얼굴이 좋아져서 돌아갔다. 그런데 예진이가 다시 결석했다. ‘엄마는 똑같았다, 제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고 말하더라. 제가 맞았던 그날 예진이는 아버지가 온 뒤에도 격렬히 저항했는데,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말을 들으니 방황의 이유가 보이는 듯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 아이를 미워하는 게 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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