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정용(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을 잠정 보류했다. 미수금(원가 이하로 팔아 발생한 영업손실)만 13조 5천억원에 달하는 상황인데도, 정부가 물가 상승으로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요금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한국
정부가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을 잠정 보류했다. 미수금만 13조 5천억원에 달하는 상황인데도, 정부가 물가 상승으로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요금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한국가스공사에 가정용 가스 요금을 동결한다고 통보했다. 가스 요금 인상은 산업부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거쳐 홀수달 1일에 원료비 연동제 지침에 따른 조정 요금을 가스공사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번 통보로 주택용 가스요금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메가줄당 19.4395원을 유지하게 됐다. 대신 업무 난방용과 산업용 가스요금은 각각 21.1676원에서 21.7381원, 18.6305원에서 19.201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가스공사 쪽은 가정용 요금 인상이 미뤄지면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수 있다며 여전히 요금 인상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스공사의 전체 가스 공급 가운데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도는데다, 미수금 대부분이 가정용에서 발생하는 만큼 가정용 요금 인상 없이는 경영 정상화가 힘들다는 것이다.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2년부터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200%가량 급등했지만 제때 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 1분기13조5천억원까지 불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가스공사의 차입금은 약 39조원으로, 하루 이자비용만 47억원씩 쌓이고 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5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도시가스 원가율이 80% 수준이어서 가스를 공급할수록 손해가 늘어나는 역마진 구조”라며 정부에 조속한 요금 인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 쪽에선 이를 의식한 듯 “가스요금 인상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도 가스공사 재무 상황을 고려해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 가스 요금 인상 폭과 시점을 두고 부처 간 협의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논의 상황에 따라 9월1일 전에도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에 밀려 에너지 요금 정상화가 늦어질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정용 가스의 사용량이 적은 여름철 요금 인상 시기를 놓치게 되면 역마진 구조가 지속해 재무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정부가 가스·전기 요금 인상을 막는 손쉬운 방식으로 민생경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런 행위는 결국 에너지 공기업의 이자비용만 늘려 수년 내 소비자 부담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냉방 수요가 많은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3분기 가정용 전기요금을 동결한 바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총부채는 올해 3월 말 기준 200조9천억원으로, 해마다 이자비용만 4조∼5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3분기부터 물가상승 억제 등을 이유로 가정용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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