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 오명 벗고, 행정수도 완성…세종시 집무실은 어떨까

윤석열 당선자가 통치의 공간인 청와대에서 나오겠다고 생각한 것은 정당한 일입니다. 그런데 당선자가 용산 국방부 청사를 선택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건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이자, 관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또 어디로 가야 할까요?

대통령 집무실 어디로? 청와대 전경.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S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bit.ly/319DiiE 대한민국 20대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에 어떤 대통령으로 남게 될까요? 저는 ‘청와대를 떠난 대통령’으로 기억되리라고 예상합니다. 역대 대통령은 청와대에 집무실과 관저가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최초로 그곳을 벗어난 대통령이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의식’ 지배했던 공간 청와대 청와대는 본래 통치자의 땅이었습니다. 대통령이 집무실과 관저를 청와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바야흐로 통치의 시대가 끝났다는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윤석열 당선자의 말은 옳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청와대라는 공간의 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청와대가 있는 북악산 기슭은 본래 고려시대 남경 궁궐터였습니다. 조선이 도읍을 한양으로 정하고 남경 궁궐터 아래에 임금의 집인 경복궁을 지었습니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 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6월 스웨덴 의회를 방문했을 때 이 시를 낭독한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는 시일 뿐입니다. 대통령 경호는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냉정한 현실입니다. 역대 청와대 경호실장이 그렇게 극성을 떨었지만 1968년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 사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1983년 버마 아웅산 테러 사건 등이 있었습니다. 국가원수 경호가 엄격하기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원수 경호는 국가 안보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윤석열 당선자가 통치의 공간인 청와대에서 나오겠다고 생각한 것은 정당한 일입니다. 김영삼·김대중·이명박·문재인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을 윤석열 당선자가 해낸다면 환영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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