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기획]①그 많던 꿀벌은 어디로 갔을까…2022년 꿀벌 실종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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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꿀벌이 사라졌다. 2022년 1월, 남부지방 양봉농가에서 월동 중이던 꿀벌들이 집단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 사건은 많은 언론에 ‘꿀벌 실종 미스테리’로 보도됐다. 피해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꿀벌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 기사 보기│👉

어느날 갑자기 꿀벌이 사라졌다. 2022년 1월, 남부지방 양봉농가에서 월동 중이던 꿀벌들이 집단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 사건은 많은 언론에 ‘꿀벌 실종 미스테리’로 보도됐다. 피해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꿀벌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꿀벌 실종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농촌진흥청·농림축산검역본부·지자체·한국양봉협회의 합동 실태조사 현장에 동행했다. 특히 심한 피해를 입은 남부지방 양봉농가들을 방문해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꿀벌 실종은 하나의 악재가 다른 악재와 연결되며 빚어낸 복합 재난이었다. 악재의 근본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가 있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꿀벌 외 다른 것들은 무사할까’ 라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두 달 반의 꿀벌 실종 추적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에 서서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나비의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전남 순천시 월등면의 한 마을. 좁고 한적한 도로를 한참 달리다 왼쪽으로 차를 꺾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전국 양봉농가에서 사라진 월동군은 모두 39만517군. 1군에 2만 마리쯤 있었다고 가정하면, 78억 마리 이상의 벌이 자취를 감춘 셈이다. 조사 후에 벌이 더 줄어든 농가, 협회에 미처 신고하지 못한 농가를 합치면 실제로는 더 많은 벌들이 사라졌을 수도 있다. 양봉협회는 농촌진흥청에 실태조사를 의뢰했다.지난 2월11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강성국씨의 봉장에는 흰 석회가루가 여기저기 뿌려져 있었다. “소독하려고 뿌렸어요. 바이러스 못 오게 하려고.” 30년차 양봉가인 강씨도 월동 기간 중 많은 벌을 잃었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양봉생태과의 최용수 박사팀이 실태조사를 위해 강씨의 봉장을 찾았다. 최 박사는 지난 15년간 벌 생태를 연구해 온 꿀벌 전문가다. 강씨가 벌통에서 소비 한 장을 꺼냈다. 소비에 빽빽히 붙어 움직이는 벌들은 언뜻 보기엔 건강해 보였다. 가만히 벌집을 살피던 최 박사가 핀셋으로 벌집 구멍 하나에서 벌의 유충을 꺼냈다.

하지만 양봉가들에게 응애피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응애는 벌이 있는 한 완전히 박멸하긴 어렵고, 때마다 적절히 관리하면서 양봉을 해야한다. 인터뷰한 양봉 농가들은 모두 오랜 기간 그렇게 양봉을 해 왔지만, 이번처럼 벌이 사라진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늘 있던 응애 피해가 이번에는 왜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졌을까. 꿀벌 실종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선 응애가 발생하기 전 상황부터 되짚어 봐야 한다. 노호용씨가 월동 피해를 입은 벌통에 들어있던 소비를 보여주고 있다. 최유진 PD꿀벌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 공급원은 꿀이다. 많은 양봉가들이 건강한 꿀벌을 육성하기 위해 영양제나 면역강화제를 챙겨 먹이지만, 어떤 것도 꿀보다 좋진 않다. 최 박사는 “꿀벌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소와 면역에 필요한 물질이 꿀에 들어있다. 꿀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면역 체계가 약화된다”고 했다. 꿀벌이 꿀을 얻기 위해선 꽃이 제때 피고 제때 져야 한다. 최근 몇년 간 우리나라에선 그게 안됐다.

그렇다면 벌은 왜 통 안에서 죽지 않고 아예 자취를 감춘 것일까. 모든 일의 시작점이었던 이상기상 현상이 다시 등장한다. 육지보다 따뜻한 제주에서 양봉을 하는 오인수씨는 월동기에는 조금 추운 곳으로 벌을 이동시킨다. 겨울은 추워야 하기 때문이다. 춥지 않으면 여왕벌은 계속 산란을 하고, 벌은 쉬어야 하는 시기에도 계속 일을 하게 돼 결국 봉군 전체가 약화된다. 양봉가들이 월동 전 보온에 신경을 쓰는 것은 온도가 너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 아예 춥지 않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35년차 양봉가 정현조씨는 경남 합천에서 벌을 키운다. 합천에는 지난달 28일 산불이 발생해 경북 고령까지 확산됐다. 며칠 뒤에는 경북 울진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정씨와 인터뷰한 날은 산불이 발생한 지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정씨가 사는 합천은 울진과는 3시간쯤 떨어져 있지만, 대형 산불에 따른 피해는 모두 양봉가들에게 돌아간다. “지금 불 난 데가 전부 아카시아 꽃이 많은 데예요. 해마다 양봉하러 가는 농가들이 많아요. 그런데 다 타버렸으니까 이제 그쪽으로 안 가고, 다른 지역으로 오겠죠. 그럼 보통 30%가 꿀 따던 지역에 70~80%씩 꿀 따러 오는거예요. 꽃보다 벌이 많은거지. 그럼 재앙이죠.” 겨울 강수량이 역대 가장 적었던 올해 초 산불은 294건이 발생해 총 2만2290ha를 태웠다. 정씨가 매년 5월 꿀을 따러 가는 안동 지역에도 산불이 발생했다. “10년 이상은 양봉이 어렵다고 봐야죠.”기후위기는 산불과 같은 재해 뿐 아니라 극한기상 현상의 빈도도 증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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