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 녹색연합 활동가 초등학생 시절, 학교가 끝나면 아무도 없는 집보다 피시방을 자주 찾았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바쁘기도 했고,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에 빠져 있으면 금세 하루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이를 알게 된 부모님은 방과 후 동네
지난 12일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잔디광장에 빨간색 펜스로 표시한 곳들이 군데군데 있다. 그 속 잔디는 뒤집히거나 파헤쳐져 있다. 잔디광장 뒤로 대통령 집무실이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용산 어린이정원 개장 공식 보도자료에서 15㎝ 흙으로 덮고, 꽃과 잔디를 식재해서 안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필자 제공초등학생 시절, 학교가 끝나면 아무도 없는 집보다 피시방을 자주 찾았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바쁘기도 했고,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에 빠져 있으면 금세 하루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이를 알게 된 부모님은 방과 후 동네 태권도장에 보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많은 또래 친구들이 학원이나 체육관에 다녔던 이유는 자기계발의 목적도 있었지만, 바쁜 부모 대신 아이를 돌봐줄 공간이 부재했기 때문에, 마지못해 가야 하는 측면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의식해서인지, 교육부는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해 아이들한테 다양한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방과 후 스포츠와 예술, 생태적 체험을 제공하는 국가 돌봄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용산 어린이정원’을 ‘거점형 늘봄학교 1호’로 지정한 소식을 듣고 나서, 잠시 귀를 의심했다. 아이들을 위한다면 결코 데려가서는 안 될 공간이기 때문이다.“집무실 앞마당을 어린이들에게 내주겠다.” 취임 이후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대통령은 용산시대 1호 약속을 했다. 일부 반환받은 용산기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것이었다. 약속대로 지난해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5월4일, 용산 어린이정원이 문을 열었다. 그러나 해당 반환 부지는 2021년 환경부와 미군이 위해성 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의 땅에서 공원 조성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석유계총탄화수소, 비소, 납, 수은, 구리, 다이옥신 등이 검출되었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 임산부, 그리고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 조금의 노출만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곳을 ‘거점형 늘봄학교 1호’로 삼아, 용산구 3개 학교인 한강초, 원효초, 서빙고초 1학년 학생들에게 방과 후 스포츠와 생태 체험 교육을 해도 괜찮은 걸까? 지난 8월27일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은 내년 2월까지 예정하고 있으며, 향후 용산 어린이정원 늘봄학교에 더 많은 학교의 어린이들이 참여하도록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거리 곳곳을 스피커로 달궈놓던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얼마 전 끝났다. 이번에 당선된 정근식 교육감에게 주어진 임기는 1년8개월 남짓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얽히고설킨 교육 난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서울시교육청이 오염된 정원을 거점형 늘봄학교로 아이들에게 개방하는 파행만은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교육감이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생태 전환 교육’에 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해외직구 아이섀도, ‘신경계 독성’ 비소 허용치 19.8배 초과 검출서울시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서 판매 중인 위생용품 67건, 화장품 62건, 식품용기 25건, 등산복 5건 등 해외직구 제품 159건을 검사한 결과, 화장품 5개와 등산복 1개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눈이나 눈썹용 화장품에서는 비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수출입銀, 수소산업 육성 위해 기업에 대출 늘려주고 금리 내려준다대출한도 현행보다 10%p 확대 수소생산, 수소차 산업에 우대금리 수은 “수소 분야 발전 적극 도울 것”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대통령실 '내년 의대정원 조정 안돼…2026년 논의는 가능'(종합)(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곽민서 기자=대통령실은 17일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 조정은 불가능하지만, 2026학년도 정원 논의는 가능하다는 입...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코엑스 한복판에 생긴 레몬색 돔 무엇?” 전세계 요가고수 여기 모였다는데룰루레몬 웰빙 캠페인 행사 수십명 모여 요가수업 체험 국내서 ‘경험 마케팅’ 강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악! 밀지 마세요”…이태원 2년, 오늘도 아슬아슬 지옥철에 몸을 싣는다김포골드라인 아침 정원 2배 성수동 유명 연예인 참여 행사 인파 몰리며 교통사고 나기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대통령실, '휴학 승인' 서울대 의대에 '교육자로서 할 일 아냐''2025학년도 의대 수시 입시 진행 중...정원 논의 활시위 떠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