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풍어’에 서·남해 대형 어선까지 몰려…오징어 씨 마를라

강원도 동해안의 오징어 풍어 소식에 서·남해의 근해자망 어선까지 동해안으로 이동해 원정 조업에 나서면서 ‘오징어 싹쓸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해안 어민들이 근해자망 어선의 오징어 싹쓸이 조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강원도연안채낚기연합회 제공 강원도 동해안의 오징어 풍어 소식에 서·남해의 근해자망 어선까지 동해안으로 이동해 원정 조업에 나서면서 ‘오징어 싹쓸이’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강원도환동해본부와 강원도연안채낚기연합회의 말을 종합하면, 서해와 남해의 근해자망 어선 20여척이 지난 6월부터 동해안 인근에서 오징어를 잡고 있다. 근해자망 어선이 동해안에 모습을 드러내자 동해안 어민들은 오징어 씨가 마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동해안 어민들은 주로 낚시로 잡는 채낚기 어선과 작은 그물로 잡는 연안자망 어선 위주로 조업한다. 그물로 잡는 기간도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1년에 6~7월 딱 두 달로 한정했다. 하지만 근해자망 어선은 규모가 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오징어를 잡을 수 있다.

근해자망 어선의 원정 조업이 계속되자 지난 5일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에선 잡은 오징어를 항구에 내리려는 서·남해안 어선 10여척과 동해안 어민들이 대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동해안 어민들은 “동해안에서 모처럼 오징어가 잡히고 있는데 싹쓸이 조업으로 어린 오징어까지 마구 잡으면 오징어 씨가 마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국진 강원도연안채낚기연합회장은 “난 9.77t의 작은 배를 띄워 낚시로 오징어를 잡는데 50t 규모의 근해자망 어선이 대형 그물로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다.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인 강원도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근해자망은 전국 어디에서나 조업할 수 있게 돼 있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근해자망 어선은 원래 서·남해에서 참조기를 주로 잡는데 참조기 금어기를 맞아 오징어 풍년 소식을 듣고 올해 처음으로 동해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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