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에어컨 수리기사는 왜 5층에서 맨몸으로 추락했나

하이엠솔루텍 수리기사 이아무개(34)씨가 숨진 스터디카페 밖 5층 높이(12m)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주변엔 발 디딜 공간이 전혀 없었다. 실외기를 감싸는 가벽이 있지만 성인 발 한 뼘도 안 되는 보폭이었다. 그는 왜 이런 곳에서 작업을 해야 했을까.

노조 “일정 빡빡…늦으면 민원 초래” 지난 13일 엘지전자 자회사 하이엠솔루텍 소속 에어컨 수리 기사 이아무개씨가 에어컨 수리를 하다가 추락해 사망한 장소. 독자 제공 지난 13일 엘지전자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 소속 에어컨 수리기사가 에어컨 실외기를 점검하다가 추락해 숨진 가운데, 평소에도 에어컨 수리기사들이 빡빡한 업무 스케줄과 민원 우려 탓에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가 사고 현장 사진을 확보해 살펴보니, 하이엠솔루텍 수리기사 이아무개씨가 숨진 서울 송파구 인근 스터디카페 밖 5층 높이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주변엔 발 디딜 공간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외기를 감싸는 가벽이 있지만 성인 발 한 뼘도 안 되는 보폭이었다. 현장엔 사다리차가 없었고 안전고리를 걸 만한 지지대도 없었다. 이씨는 지난 13일 오후 창문을 분해하고 넘어가 실외기 상판을 딛고 가던 중 미끄러지면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쪽 설명에 따르면, 높이 3.

그는 “기술자들도 창문 밖으로 넘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다만 원래도 빡빡한 출장 일정이 지연돼 스케쥴이 꼬이면 고객 민원과 업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무리를 하더라도 생산 일정에 맞추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은 수리 기사가 위험한 작업환경을 이유로 수리를 거절한 경우에도 고객 민원이 기사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고객이 기술자 태도를 이유로 민원을 걸면 안전을 위해 철수한 것일지라도 고과에 반영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안전을 위한 이유였다고 회사에 말해도 다 빼 주는 게 아니고 고객이 형식상 다른 이유를 내세우면 기사 평가에 반영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게다가 운 좋게 그 건을 넘긴다 해도 다음 건부터 도착시간이 늦으면 줄줄이 고객들 항의를 받는데 그런 것들은 다 고과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고 퇴근 후에도 추가 업무를 하는 기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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