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달콤 쌉싸름한 그 맛의 향연을 위해
엄나무 앞에서 긴 장대를 들고 어찌할 줄 모르고 있던 둘째 사우의 행동이 답답했는지 장인은 목소리를 높였다.집 뒤 편에 심어진 엄나무 한그루. 그 아래서 장인과 사우의 실랑이가 한바탕 있었다. 아니 사우의 답답한 행동에 애가 탄 장인의 가르침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봄철이 되면 장인·장모는 아들과 세 사우가 참말로 좋아하는 엄나무 순, 두릅나무 순, 머위 나물, 고사리, 취나물, 돌미나리 등등 보성군 득량면 산야에 지천으로 자라는 봄나물을 준비해 주셨다. 4월의 첫 주말, 전라도 광주에 사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시골집 수리를 위해 찾아 왔다. 늘 걱정이고, 늘 거처가 불분명한 둘째 사우도 간만에 처가를 찾았다. 시골집 찾아온 자석들이 반가워서였을까? 아들과 사우가 집수리가 끝나기 무섭게 엄나무 순 따기를 재촉했다.아들과 사우는 선약을 위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80세 장인은 키가 당신보다 크고 가시까지 돋친 그 엄나무에 장갑도 끼지 않고 재빠르게 올라가셨다.아들까지 나서서 말려도 소의 고집보다 더 센 장인을 말릴 수는 없었다. 장인의 뜻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돌아가는 길이 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봄이 되면, 처가의 들과 산이 기꺼이 내어준, 값을 매길 수도 없는, 장인·장모와 함께 손수 딴, 봄나물만 밥상에 가득했다.원래 나는 나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린이 입맛이었다. 그런데 사십 중반이 지나면서부터 봄나물의 쌉싸름한 맛에 빠져들었다.
내년 봄에도 이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정 많고, 투박하고, 고집 세고, 여린, 평생 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일만 한 사람과 한 많은 시집살이와 가부장적 한 시대를 자식만 바라보며 한과 눈물로 살아내신 또 다른 그 사람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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