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전 참담한 도시의 풍경, 2023년 한국과 닮았다 자전거_도둑 엔조_스타이올라 람베르토_마지오라니 비토리오_데_시카 네오리얼리즘 김상목 기자
고전명작영화의 재개봉은 이제 국내 극장가에서 흔한 현상이 된지 오래다. 혹자는 신작 개봉 대신 안전제일주의를 택하는 극장가의 안일함을 한탄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창고에 가득 쌓인 채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를 애타게 기다리는 신작들 대신에 크게 흥행을 기대하긴 힘들어도 상대적으로 검증되고 '안전 빵'으로 적당한 실적을 보장하는 추억의 영화들이 극장가를 수놓는 중이다. 의욕적으로 위기를 극복해보고자 안간힘을 쏟는 영화제작사 측에서 보면 안 그래도 좁은 문을 더욱 바늘귀로 만들 듯 얄밉고 답답한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천만 영화'를 꿈꾸는 흥행 대작들이 연달아 죽을 쑤는 2023년 상반기에 더욱 심화되는 중이다.부정적인 우려를 먼저 열거하긴 했지만, 고전 명작영화의 재개봉 소식은 누군가에겐 오래된 미래처럼 만나야 할 작품과 대면 찬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독 이번에 소개하려는 영화의 재개봉 소식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미디어 홍보에 유리하게 특별히 이슈가 될 코드도 딱히 보이지 않는 영화다. 굳이 홍보용 코드를 들자면, 갈수록 대다수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는 요즘 세태와 이 영화 속에 깃든 정서가 호환된다는 기시감 정도일 테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그래도 선전비용 들여가며 재개봉하는 데에 결정타가 되기엔 한참 미달이다. 그래서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개봉 소식이 더 반갑기도 하다.을 극장에서 정석적으로 목격한 이는 드물지만 다양한 경로로 이 영화를 경험한 이들은 적지 않다. 적어도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대충 아는 정도까지 범위를 넓히자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대입수학능력시험 대비용으로 각광받는 문학작품 요약본을 본다고 해서 해당 작품을 온전히 소화했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정말 그렇다. 어느덧 세상에 나온 지 75년이 된, 이 '박제가 되어버린' 고전의 진면목은 극장 스크린을 통해서 만 체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즉 시민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참여와 자립생활 전제조건으로서의 '일자리', 서로 보살피고 보호하기 위한 공동체적 연대의식, 이 두 가지가 함께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주인공을 가로막는 두 번의 상황이 후자를 상상하게 만든다. 도둑으로 의심되는 청년을 이웃으로 감싸는 동네 주민들과,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는 그를 붙들기 위해 전력으로 질주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요즘 한국사회에서 보기 힘들어진 풍경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그런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것은 '네오리얼리즘'이라는 영화 장르가 가진 본질적 힘이다. 당시 이미 세계 영화흥행을 좌지우지하던 할리우드 대작들은 대개 메이저 스튜디오 세트장에서 제작되곤 했다. 대규모 물량에다 당대의 장인들이 솜씨를 발휘한 정교한 무대장치 대신에 이 영화의 카메라는 실제 삶의 풍경을 절망과 궁핍이 감도는 당대 로마의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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