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시 젊은 시절 한국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다.
길을 가다 보면 하얀 셔츠에 검은색 명찰을 단 외국인 선교사를 만날 때가 있다. 두 명씩 짝지어 다니는 그들은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의 선교사들이다. 대부분 20대 젊은이다. 그렇다고 성직자를 꿈꾸는 이들도 아니다. 늘 궁금했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한국 땅에 온 걸까. 그들의 실제 생활은 또 어떤 걸까.레스번드 장로는 미국에서 천연 자원법 분야의 저명한 법학자다. 그는"선교사 생활은 자신을 광야에 세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20대는 청춘의 황금기다. 2년 가까운 시간을 뚝 떼어내 이국땅에 가서 선교사로 산다는 게 쉽지는 않다. 언어도 낯설고 문화도 낯설다. 선교사 기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 20대 초반은 한창 자기 꿈을 꿀 때이니 말이다. 이 물음에 레스번드 장로는 이렇게 답했다.어떻게 달라졌나. “광야를 경험하기 전에는 이 우주의 중심이 나였다. 나를 중심으로 이 세상과 우주가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선교 봉사를 하기 전의 제 관심사는 주로 학업과 여자 친구, 스포츠와 음악 등이었다. 내가 반에서 1등을 할 것인가. 무슨 음악을 들을 건가. 어떤 경기를 볼 건가. 이번 주말에는 어떤 재미있는 일을 할까. 모든 걸 나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했다.” 광야에 서보니 어땠나. “선교사 생활은 달랐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 다른 사람과 함께 친구가 되고, 함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했다. 점점 더 나 자신에 대해 덜 생각하게 되더라. 그때 깨달았다.
동반자와 거의 24시간 함께 지내야 한다. 마음이 맞으면 좋지만, 안 맞으면 힘들지 않나. “그게 또 하나의 ‘광야’다. 그걸 맞추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성장한다. 제 동반자 중에 부산 출신 한국인이 있었다. 당연히 동반자가 저보다 한국어를 잘했다. 그러니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동반자에게만 말을 걸었다. 저는 그게 아쉬운 거다. 동반자랑 식사도 늘 같이한다. 가령 미국식 팬케이크를 구웠다. 나는 버터랑 시럽을 뿌려서 먹는다. 그런데 제 동반자는 팬케이크를 김이랑 김치에 싸서 먹었다. 그런 차이를 경험하면서 결국 내가 크게 성장하더라.” 그건 어떤 성장이었나. “선교 봉사를 떠나기 전에 나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같은 대학에 다녔다. 선교사 생활 동안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는 않을까. 솔직히 말해 당시에는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그 사람이 지금은 제 아내다. 그런데 배우자라 하더라도 취향과 관점이 다 똑같지는 않다.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레스번드 장로에게 ‘가장 가슴에 담아두는 성경 한 구절’을 물었다. 그는 신약성경 야고보서 1장 27절을 꼽았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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