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지수 최대치의 나날에도 작은 숨구멍들은 존재한다. 어두운 극장 안에서 밝은 대낮의 시름을 잠시 잊게 만드는 배우들도 그중 하나다. 평소에는 저 멀리 빛나는 별처럼 화려하고 이질적이었던 톱배우 둘이 이 겨울 우리를 찾아와 위로한다. 같은 날(11일) 개봉하는 ‘
평소에는 저 멀리 빛나는 별처럼 화려하고 이질적이었던 톱배우 둘이 이 겨울 우리를 찾아와 위로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와 올해 ‘오펜하이머’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킬리언 머피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서브스턴스’는 데미 무어가 연기하는 엘리자베스 스파클이 바로 데미 무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배우와 캐릭터가 겹쳐 보이는 영화다. 엘리자베스는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스타지만 나이가 들며 티브이 아침 운동 강사로 전락했고 오십이 넘은 이제는 그마저도 퇴출 통보를 받은 배우다. 데미 무어는 사십대 중반부터 화려했던 배우 이력보다 수억원짜리 전신성형으로 더 알려지며 젊어지기 위해 발악하는 배우로 각인됐다. 위험한 도박을 하면서까지 젊음을 되찾으려고 하는 엘리자베스의 사투는 대중에게 알려진 데미 무어의 족적과 닮았다. 감독 코랄리 파르자는 이런 이유로 데미 무어가 배역을 수락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고 한다.‘보디 호러’라고 불리는 이 영화는 젊음, 그리고 상품이라는 도마 위에 놓인 여성의 육체를 도전적으로 해부한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누군가에게는 사이다라는 말로도 부족한 ‘뻥 뚫리는’ 140분의 러닝타임이다.
한 사람 속 두 인물이 갈등하고 싸우고 죽이는 장면에서 마무리될 줄 알았던 영화는 그 이후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달려간다. ‘서브스턴스’는 성상품화라는 현실에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도 주제에 매몰되지 않고 영화적 도발과 쾌감을 극대치까지 끌어올리며 비범한 여성 감독의 탄생을 알린다.2019년 자서전 ‘인사이드 아웃’에서 데미 무어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등 스타로 살기 위해 가혹하게 육체를 학대하고 술과 약물에 의지했던 삶을 가감 없이 고백했다. 그는 이 책을 감독에게 보내면서까지 배역을 따기 위해 노력했고 환갑의 나이에 인생 캐릭터 갱신을 이뤄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서브스턴스’는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한 영화적 탐구”라고 말했다.‘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교보문고 등에서 올해의 외국소설로 꼽히며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원작을 영화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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