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여기서 자도 돼?' 한밤중 중학생 딸아이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응, 되지.' 아이는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안방 침대 위로 뛰어 올라왔다. '근데 갑자기 왜?' '너무 무서워서.' 비몽사몽했던 나는 그저 딸아이가 무서운 꿈을 꾸었나보다 생각하고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몇년 만에 두 아이를 양쪽에 끼고 ...
"근데 갑자기 왜?"비몽사몽했던 나는 그저 딸아이가 무서운 꿈을 꾸었나보다 생각하고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몇년 만에 두 아이를 양쪽에 끼고 자려니 흐뭇했고 금방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감동의 나날이기도 하다.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아서는 시민들, 무력 사태를 막기 위해 대치 중이던 서로를 껴안고 토닥이던 군인과 시민, 시민들에게 아무것도 하지말고 가만히 서있으라 지시하는 지휘관의 영상 속 모습을 보며 울컥한다. 나는 부대에 지휘관으로 있는 아들에 전화해 울먹이던 아빠의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아빠는 아들에게 첫째, 네 몸지키고, 또 부대원들 지키고, 절대 민간인 다치게 하지 말라고 당부 또 당부했다. 자다 일어나 출동 명령을 받은 아들의 목소리는 씩씩하지만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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