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중반부터 행담도 아이들의 취학연령이 늘어났다. 당시 행담도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는 한정국민학교(신평면 한정리 76-1번지, 아래 한정초, 1950년 개교)는 15km 남짓 떨어져 있었다. 배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을 오가야 해 학교에 다니기 어려웠다. 통학 여건이 마땅치 않자 마을 한 주민이 당시 이은영씨...
당시 행담도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는 한정국민학교는 15km 남짓 떨어져 있었다. 배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을 오가야 해 학교에 다니기 어려웠다. 통학 여건이 마땅치 않자 마을 한 주민이 당시 이은영씨 집 사랑방에서 천자문 등 한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1950년대 말 서울의 한 교회에서 청년들이 봉사를 위해 행담도를 찾았다. 이중 강전항이라는 청년이 눌러앉아 2년간 야학당을 열었다. 이 야학당도 한학을 가르치던 섬 주민인 이은영씨의 집 사랑방이었다. 지금으로 보면 행담도 휴게소 입구 쪽에 있는 가스 주유소 부근이다.1960년 7월 무렵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수산물 조사를 하러 행담도를 찾았다. 그중 한 학생이 같은 해 10월 학용품을 가지고 또다시 행담도를 찾았다. 섬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사정을 접하고 37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야학당을 연 것.
행담분교 건립 공사도 시작됐다. 인부들이 시멘트를 싣고 배를 타고 들어왔다. 행담도에 있는 모래를 사용 시멘트 벽돌을 제조했다. 나머지 자재는 행담도에 있는 것을 이용했다. 행담도 앞 모래와 야산에 있는 나무를 베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렇게 교실 1칸, 교사 숙소 1칸이 새로 지어졌다.그해, 행담분교 첫 부임 교사가 배를 타고 왔다. 그런데 그 교사가 봉사활동을 왔던, 행담도에 첫 야학당을 열었던 청년 강전항이었다. 강전항 청년이 교사로 위촉받은 것이다.하지만 교육환경은 심훈의 소설에 나오는 상황보다 더 열악했다. 칠판은 송판을 겹쳐 이용했다. 책상도 의자도 없었다.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공부했고, 바닥에 엎드려 공책에 적었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행담도의 교실 풍경으로 물때를 꼽는다. 행담도는 하루 네 번 밀물과 썰물이 교차한다. 물때는 계절에 따라 그 시간이 수시로 바뀐다. 행담도만의 교실 풍경은 썰물 때 이뤄진다. 아이들은 물이 빠질 때가 되면 수시로 창밖을 본다. 행담분교 유리창 너머로는 맷돌포 쪽 바다가 한눈에 들여온다. 그러다 한 학생이 말한다.행담도에서 아이들은 어른 한 몫하는 일꾼이다. 물이 빠지면 굴, 바지락을 캐고 낙지를 잡으러 바다로 달려 나간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자랐다. 그렇게 주경야독, 주독야경을 되풀이했다. 바닷일을 하다 물이 차면 다시 학교로 돌아야 수업을 이어갔다.교사들의 눈에 이런 학생들의 모습은 어떻게 비쳤을까.
"학생들도 그렇지만 오고 가는 길에서 주민들을 만날 때 정말로 조금 보태서 저를 하느님처럼 대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주민들과 아이들 모습을 보고 '이 애들이 정말 보배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잘 가르쳐야 하겠다.' 생각하고 다짐했죠." - 김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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