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고 뒤 7개월만에 장애인 사이클링 선수로서의 인생 2막을 위해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r박찬종 자전거 유튜버
지난 5일 벨기에 오스텐데에서 열린 UCI 패러 사이클링 월드컵. 출발선에 선 박찬종씨는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찬 채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자전거 유튜버로 유명했던 그는 지난해 9월, 5t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뒤 왼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해야 했다. 그로부터 약 7개월 뒤, 그는 장애인 사이클링 선수로서의 인생 2막을 위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이야기는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대회를 마치고 온 그를 지난 12일 만났다.
UCI 월드컵은 매년 이탈리아·벨기에·미국에서 총 세 차례 진행되는 장애인 사이클 대회다. 박씨는 독주, 개인도로 두 종목에 참가했다. 경기 결과는 참가자 34명 중 독주 27등, 개인도로 26등이었다.결과에 만족하나.사실 첫 국제대회 출전이 이번 월드컵이어서 꼴등을 면하는 게 목표였다.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의족을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몸 양쪽 균형차가 커서 처음엔 많이 휘청거렸다. 좌회전하려고 핸들을 돌리면 핸들 바가 무릎 쪽에 닿아 넘어질 뻔한 적도 많다. 허벅지 근육 대부분이 무릎 아래쪽과 연결돼있는데, 난 무릎 위까지 절단해서 쓸 수가 없다. 대신 둔근을 사용하는 데 적응하는 시간이 꽤 걸렸다. 연습은 얼마나 했나. 수술 뒤 112일째 되던 날 의족을 착용하고 처음으로 걸었다. 재활 치료를 거쳐 자전거를 탄 건 3주 정도다. 2주 합숙 훈련을 하면서 처음으로 야외에서 자전거를 탔다. 이후 실내에서 하루에 2~3시간씩 탔다.
왜 자전거를 다시 타기로 했나.한동안 자전거를 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가족에게 용품도 다 버리라고 했다. 그런데 사고 소식을 들은 친구가"다리를 잃었지만 온전히 남아있는 나머지 몸으로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유튜버로 활동하며 자전거 동호인 문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한순간에 사라지면 사고 뒤 절망에 빠져버린 안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았다. 박씨가 블로그에"의족이 없지 의지가 없냐"며 올린 이 사진은 자전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 박찬종씨 제공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 건 지난해 12월, 장애인 사이클링 국가대표 감독의 연락을 받으면서다. 감독은 사고가 난 지 얼마 안 된 그에게 출전을 제안할지를 놓고 많이 고민했지만, 강한 의지가 보여 연락했다고 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자전거를 다시 탄다고 하니 의족·자전거·의류 업체에서 지원을 해주셨다. 문득 책임감이 들었다. 내가 지원받은 의족 비용은 다른 장애인들이 의족을 사서 낸 돈에서 나온 거니까. 이렇게 지원을 받으면서 고작 취미로 자전거를 타면 안 될 것 같았다. 장애인 스포츠의 어려운 현실도 보였다. 이왕이면 내가 많이 노출돼서 장애인 선수의 삶을 알려야겠다고, 나를 보고 다른 장애인들도 '할 수 있겠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보행 장애인이 되고 달라진 점은.장애를 얻고 나서야 우리 사회에 배려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가로수 주변의 턱이나 아파트 내 오토바이 주행을 막기 위해 친 펜스 같은 것들이 휠체어 보행에 방해가 된다. 또 한 가지는, 아무 의미 없는 시선도 장애인에겐 폭력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2024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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