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지경인데 의외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도시도 나이를 먹는다. 대전 동구 소제동은 이곳이 과연 인구 140만이 넘는 대도시일까 싶을 정도로 낡고 허름하다. 반쯤 뜯겨 나간 건물의 내부 벽면이 곳곳에 드러나 있고, 인적이 드문 골목엔 온갖 나무와 잡풀이 지붕까지 덮여 있다.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폐허다.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지경인데 의외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00년 세월이 켜켜이 쌓인 낡은 건물에 복고 감성 카페와 레스토랑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담쟁이덩굴과 잡목이 뒤덮고 있는 철도관사촌 골목 곳곳에 카페와 음식점이 숨어 있다.
마을에서 60년째 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창이용원 이종완 할아버지는 당시 소제동은 대전의 3대 부촌이었다고 회고했다. “1960년대에는 충청남도 대전시였어. 그때 제일 살기 좋은 곳이 도지사 관사가 있던 대흥동이었고, 법원과 검찰청이 있던 선화동이 두 번째, 그다음으로 깔끔하고 살기 좋은 동네가 소제동이었어.” 철도관사촌에는 1등 관사에서 6등 관사까지 100여 채의 관사가 있었다. 1등 관사에는 철도청장과 국장, 2등 관사에는 대전역장과 서기관, 3등 관사에는 사무관급, 4~6등 관사에는 계장급이 살았다고 한다. 역 주변에 객차 사무소가 9개나 있었는데, 1개 사무소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300명 정도였다니 관사촌에 입주한 이들은 그중에서도 직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철도 종사자와 가족까지 합치면 약 27만 명이나 됐으니 월급이 나오는 날이면 엄청났지.”대창이용원 내부. 요즘도 하루 10명 정도 단골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소제창작촌은 2013년부터 도심재생사업으로 진행된 문화예술 프로젝트의 거점이었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유혜경씨는 마을 빈집에 젊은 작가들이 기거하며 창작활동과 더불어 작품전을 열고,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 마당과 골목에서 노래자랑과 연극제 등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소제동은 대전 사람들도 모르던 곳이었다. 동네가 하도 조용해 골목을 걸을 땐 낮에도 발걸음이 조심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안타깝게도 관의 지원이 끊기고 현재는 소제창작촌과 그 작품들도 마을과 함께 낡아 가고 있다.'소제화실' 카페 내부에 방문객들이 남긴 그림이 전시돼 있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긴다.미술을 전공한 유씨는 소제동 마을 초입에서 딸 강기애씨와 ‘소제화실’이라는 카페를 운영 중이다. 1층에 주인이 살고 있는 건물 2층으로 들어서면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아담한 방이 엇갈려 배치돼 있다. 방문 위에는 201호부터 207호까지 번호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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