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딸을 살해한 최원종, 대법원 무기징역 확정. 부모는 국가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답을 구한다. 16개월 동안 받은 지원금 940만원, 개인의 정신적, 경제적 힘든 과정을 겪어가며 국가의 후회와 진거를 묻는다.
지금도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요.' 혜빈 엄마는 매일 아침 2023년 8월 3일로 돌아간다. 최원종이 고 김혜빈씨(향년 20세)를 차로 들이받은 날이다. 하나뿐인 딸은 재수 끝에 갓 대학생활을 시작한 새내기였다. 그런 딸이 뇌사 상태로 병원에서 25일을 버티다 떠났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부모가 느낀 상실감 은 국가에게 받은 모욕감과 배신감 으로 이어졌다. 대법원 은 지난달 20일 최원종에게 무기징역 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부부는 이제 가해자만큼이나 국가가 밉다. 최원종이 법정최고형을 받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지난달 최원종이 대법원 에서 무기징역 을 받기까지의 과정에 있었다. 부모가 지난 16개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국가가 범죄 피해자 를 어떻게 대하는지, 그 자세한 사연을 듣기 위해 14일 성남의 한 카페에서 김혜빈씨 부모를 만났다. 하루 세 번 가해자 이름 새기는 유족 김혜빈씨는 2023년 8월 28일 숨을 거뒀다.
이윽고 검찰은 가해자 최원종을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했다. 다음 달 9월 14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2부에서 1심 첫 공판이 열렸다. - 재판 일정은 어떻게 알았나요? 혜빈엄마:'첫 공판을 앞두고 담당 검사에게 연락이 왔어요. 날짜를 주면서 '앞으로 저희가 일일이 공지하지 않으니 유족이 알아서 찾아 보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도가 그렇답니다.' 그날부터 부모는 아침에 일어나면 법원 홈페이지의 '나의 사건검색' 창을 열며 하루를 시작한다. 사건번호와 함께 '사건 당사자명' 최원종 석 자를 입력할 때마다 상처는 되살아났다. 부부에겐 매일 3번씩 '나의 사건검색' 난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첫 공판 날, 부모는 30분 전쯤 법원에 가 있으려 했다.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연락이 왔다. - 기자들이 뭐라던가요? 혜빈아빠:'유족도 방청권 추첨에 참여해야 하니 1시간 전쯤 와있어야 한대요.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법원에서 직접 안내하지 않아요.' 올해 2심 공판 때였다. 판사가 검사에게 피해자 진술이 있느냐고 물었다. 혜빈엄마:'검사가 가만히 있는 거예요. 그럴 수밖에 없었겠죠. 1심 때와 달리 우리에게 피해자 진술을 할 건지 묻지 않았으니까. 검사가 아무 말도 못하니까 판사가 '여기 피해자 유족들 오셨냐'고 물었죠. 손 들고 '저희 여기 있다'고 외쳤습니다. 우리가 그 자리에 없었다면 진술도 못하고 끝났을 거예요.' 말을 마친 혜빈엄마의 손이 10초간 떨렸다. 혜빈아빠:'선고 날에 검사가 교체됐어요. 새로 온 검사가 '전임 검사가 무례하고 안이했다'라며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만 그런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이에요. 재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제대로 파악하려면 공판마다 법원에 가고, 하루에도 몇 번씩 법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야 합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상고심(3심)에선 판결문 낭독이 없다. 유족의 항소가 기각된 이유 역시 부모가 직접 찾아봤다. 혜빈엄마:'심지어 판결문에 판사 서명·도장도 없어요. 법원이 한 번이라도 더 자세히 봐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3심까지 간 건데, 우리 사건을 대충 처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생계 문제에도 지원금 못 받는 이유 '16개월 동안 받은 지원금이 총 940만 원인데, 이 액수를 아무도 안 믿어요.' 부부는 코로나19로 접었던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 했다. 2023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한 터였다. 사무실을 마련하고 컴퓨터 등 집기를 갖춘 게 2023년 6월이었다. 한 달 반도 되지 않아 외동딸이 떠났다. 사업 계획은 멈췄고, 사무실은 1년 넘게 방치됐다. 김혜빈씨가 입원 중이던 8월 10일, 첫 주 병원비 약 1300만 원이 청구됐다. 원무과는 집중 치료실의 경우 금액 단위가 커 매주 정산한다고 알렸다. 혜빈엄마는 '환자가 범죄 피해자인데 이 비용은 국가에서 해주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원무과는 관련해서 연락 온 곳이 없으니 부모가 정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혜빈엄마:'우리가 너무 순진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범죄 피해자 국가 대법원 무기징역 지원금 상실감 배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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