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과의 대담이 있던 이 날 엄 감독은 18년 전 '친절한 금자씨'(2005) 연출부에서 일할 때 쓰던 슬레이트를 들고 나왔다. ‘더 문’‘비공식작전’ 같은 여름 개봉 대작들이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돌파구가 필요한 한국 영화계에 신진 감독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나오고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밀수’의 류승완 감독, ‘범죄도시 1’과 디즈니+의 ‘카지노’를 만든 강윤성 감독, ‘킹덤 2’ ‘무빙’의 박인제 감독도 신세대 감독들을 잇는 허리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저예산의 영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감독ㆍ프로듀서 등 미드필더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잠'이 상영될 때 사회자는 유 감독을 이렇게 소개했다."전 세계에서 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 영화를 처음 보여주게 됐다. ‘이날이 나의 심판의 날이구나’ 두려움이 컸는데 다행히 기대 이상의 호응을 받았다"고 유 감독은 돌아봤다.◇봉준호의 제자=유 감독은 '옥자' 연출부 출신이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촬영, 후반 작업, 그리고 통역으로 프로모션까지 함께 하며 당시 연출부에서 가장 오래 일했다. 이런 인연으로 봉 감독은"아끼는 후배가 있는데 재능이 있다"며 이선균ㆍ정유미 배우에게 소개하며 캐스팅부터 힘을 실어줬다. 지난 26일에는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특별상영회에서는 직접 모더레이터로 나서 유재선 감독, 이선균 배우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날 관객과의 만남은 부산ㆍ대전ㆍ대구ㆍ김포로도 동시 중계됐다.
지난 4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콘크리트 유토피아' 상영 후 관객과의 만남에서 엄태화 감독이 한 말이다. 박찬욱 감독과의 대담이 있던 이 날 엄 감독은 18년 전 '친절한 금자씨' 연출부에서 일할 때 쓰던 슬레이트를 들고 나왔다. 엄 감독은 '쓰리, 몬스터' 연출부 막내로 시작, '친절한 금자씨'를 거쳐 단편 '파란만장'의 조감독으로 일한 대표적 '박찬욱 키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후배 감독을 응원하러 나온 박 감독은"각본도 읽었고 가편집본도 봐서 아는 내용인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며 제작 과정에서 많은 조언을 했음을 밝혔다.
‘밀수’부터 ‘오펜하이머’까지 경쟁이 치열한 여름 극장가에서 영화는 333만 관객을 넘겼고, 내년 초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아파트’라는 한국적인 소재에 아카데미를 감동시킨 영화 ‘기생충’에서 발견되는 계급‘이라는 화두를 다루고 있다”며 만장일치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한국 영화의 끓는점‘ 이후=엄 감독의 말처럼 ‘올드보이’가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던 때가 20년 전. 그 해 ‘살인의 추억’ ‘지구를 지켜라!’ ‘스캔들-조선 남녀상열지사’ ‘황산벌’ ‘장화, 홍련’ 같은 개성 있는 영화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며 한국 영화의 끓는점을 형성했다. 약 1700억원의 영화진흥기금이 조성되고 수십 개의 투자조합이 생기면서 영화산업이 규모를 키워가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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