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파란만장 한국어 원정기... 어릴 적 우즈베키스탄에서부터 이어진 한국과의 인연
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유학생으로, 전체 이름은 '하이터바 메르흐니사 이크마토브나'이다. 한국에 유학 온 지 4년이 흘러 그동안 한국어 실력은 크게 늘었다.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최상 등급인 6급을 받았고 사법통역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곧 대학원 졸업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한국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이보다 훨씬, 훨씬 오래전의 일이다.
하지만 독립 이후 상황이 돌변했다. 정부 문서는 우즈베크어로만 사용하고 문자도 키릴에서 지금의 로마자로 바뀌었다. 더 이상 러시아어의 사용이 필요 없어지면서 러시아어 교사였던 엄마는 실업자가 되었다.집안 경제를 책임졌던 엄마의 실직이 길어지면서 집안 형편은 급격히 나빠졌다. 때 마침 우즈베크가 한국과 수교를 맺고 한국으로 일하러 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엄마는 우리 세 남매를 친척집에 맡기고 한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나야 했다. 당시 엄마의 손길이 가장 필요했던 초등학교 1학년이던 동생 샤히가 엄마의 부재를 가장 힘들어했다.
엄마가 한국에 있는 동안 우즈베크에도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가 TV에 방영됐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한국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전했다. 엄마와 국제전화로 통화하면서 나는 한국어에 대해 물었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는 한국 단어를 알려줬고, 나는 공책에 그 말을 받아 적으며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엄마의 희생으로 나와 동생은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그래서일까."한국어보다 영어를 전공하는 게 좋다"는 담임 선생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나는 고향 부하라를 떠나 우즈베크의 수도인 타슈켄트에 있는 대학의 한국어과에 입학했다. 우즈베크 수도 타슈켄트는 당시만 해도 고향 부하라에서 기차로 6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교수님은 우리에게 러시아어를 요구하지 않았고 그 덕에 나의 한국어 실력은 크게 향상됐다. 방학 때는 교수님을 부하라의 집으로 초대해 우리 가족과 함께 지내는 등 지금까지 사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졸업식이 있던 날, 버스정류장에서 역경을 이겨낸 나 자신이 대견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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