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생존자들이 묘사한 참혹한 현장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마을 곳곳이 잿더미로 변하고, 주민과 관광객이 피난길에 나서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사 관련 정보캔자스주 출신 티 당은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 마우이섬에 머물고 있었다. 지난 8일, 렌터카를 타고 라하이나의 프론트 스트리트를 지나고 있던 당의 가족은 불길이 점점 더 자신들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았다.이미 그전부터 도움을 받아 이동하는 할머니 등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빠르게 다가오는 불길을 피해 바닷가로 향하고 있었다.각각 5, 13, 20살 난 자녀를 둔 당과 남편은 처음엔 해안 가까이 얕은 물 속에 있었다. 그러나 저녁이 되자 파도가 높아졌고, 당은 파도에 떠밀려 항구 근처 바위벽에 부딪히는 바람에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당은 그렇게 거의 4시간가량 물속에서 버텼다고 말했다.당의 가족들은 자신들이 과연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며 끔찍한 시간을 견뎠다. 아이가 물속에서 기절하기도 했지만, 결국 당의 가족들은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10일 오후 추가 사망자 17명이 확인되면서 이번 주 초 하와이 마우이섬 전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밝혀진 사망자 수는 최소 53명이다. 이번 산불로 이재민이 된 이들은 수천 명에 이른다.현재 불길이 완전히 진압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현지 당국은 현재 피해 규모를 살피고 있다면서 실종자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여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신혼여행 차 라하이나 지역의 한 호텔에 묵고 있던 부모님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적십자사에 실종 신고를 했으나, 지난 24시간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마우이섬을 떠난 관광객은 약 1만4000명이며, 10일엔 1만4500명이 추가로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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