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삶을 살아내기에도 버거웠던 남매는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망가진 줄은 몰랐습니다.\r부모 자식 유품정리사 TheJoongAng
고독사 현장에선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 놓고 청소할 수 없다. 작업하고 나면 속옷까지 땀에 흠뻑 젖곤 하는데, 특히 한여름 고독사 청소를 마친 뒤엔 귓속에서까지 악취가 난다. 씻어도 씻어도 사라지지 않는 시취 때문에 씻는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고인은 이혼 뒤 혼자 남매를 양육했다. 그는 덤프트럭 운전기사였다.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고, 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테다. 아이들을 키워내려면 아버지에겐 돈이 필요했다. 그는 성실하게 일했다. 함께해 주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당연히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고인은 다른 선택을 했다. 남매를 무사히 키워낸 것만으로 자신의 삶이 충분하다 생각했다. 자신을 돌보지 않았고 병을 방치했다. 술도 마셨다. 집안 곳곳에서 각혈의 흔적이 보였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남매는 자신들의 삶을 살아내기에도 버거웠다. 부모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아버지의 몸과 마음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줄은 몰랐다. 통화할 때마다 아버지는 잘 있다고 했고, 아이들은 믿었다.고인이 살던 곳은 임대아파트였다. 고인은 병이 깊어져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걱정했다. 병이 완전히 자신의 몸을 잠식하기 전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화장실 문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줄. 그리고 그 옆에 놓여진 술잔. 화장실 문에 기대어 마지막 한 잔을 마셨나 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홍준표 '이재명, 잡초처럼 살아 정신력 대단…잘 헤쳐가길' | 중앙일보'비아냥이 아니고 같은 시대를 걸어가는 정치인으로서 참 보기 딱하다'\r홍준표 이재명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통학 버스에서 쓴 기사로 '단독'... 이 '빽' 덕분입니다통학 버스에서 쓴 기사로 '단독'... 이 '빽' 덕분입니다 오마이뉴스 김경준 김경준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자식이 부모 모셔야? 53%가 '그렇다' 했지만 15년 후 대답은 | 중앙일보2007년엔 52.6%가 부양에 동의했지만 2010년 조사에선 40.85%가 동의했습니다.\r자식 부모 부양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책도 하나의 콘텐츠입니다책도 하나의 콘텐츠입니다 책쓰기 책쓰는방법 콘텐츠 시의성 손은경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무더기 일탈표에…정청래 '눈물나게 미안, 이재명 죽지 않는다' | 중앙일보'분노할 때 분노하고 함께 일어서자.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고 했습니다.\r정청래 이재명 체포동의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완배 협동의 경제학]나는 정순신 아들이 성공한 삶을 살까봐 정녕 두렵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