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훈 이음나눔유니온 조직위원장 나는 서울교통공사에서 2020년 12월31일 퇴직했다. 역무직으로 35년 7개월을 근무했다. ...
이음나눔유니온 조합원을 대상으로 퇴직 이후의 삶을 주제로 한 강사양성교육 모습. 필자 제공 윤제훈 이음나눔유니온 조직위원장 나는 서울교통공사에서 2020년 12월31일 퇴직했다. 역무직으로 35년 7개월을 근무했다. 지하철을 탈 때 업무상 지녔던 게이트 프리패스 카드 대신 일반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더는 오지 않는 월급 입금 알림 문자를 떠올리면 퇴직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건 오래된 습관에서 비롯된 사소한 착각일 뿐이다. 퇴직 이듬해 패혈증으로 3개월 동안 입원치료를 받고 수천만원 병원비를 결제하면서, 회사든 노조든 울타리가 되는 조직 밖의 개인이 되었음을 실감하고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회사 다닐 땐 단체 실손보험으로 병원비가 커버됐지만, 퇴직 뒤 개인 실손보험은 지병 등을 이유로 재계약이 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일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에 열과 성을 다했다. 1987년 서울지하철공사 노조가 창립됐을 때 대의원으로 활동했고 퇴직하는 날까지도 대의원이었다.
해마다 11월이면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노동자대회’에서 소리 높여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전태일처럼 자신보다 어려운 노동자와 풀빵을 나누지 못했다. 노회찬 전 의원의 ‘6411 연설’에 눈물을 흘렸으나 지하철 청소노동자와 장미꽃으로도 연대하지 못했다. 대다수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하는 임단협 투쟁이고, 기업별 노조라는 이유를 댈 수야 있겠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움을 덜어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이제는 눈치 안 보고 말한다. “야, 우리가 받기만 했지 한 게 뭐 있나? 어렵게 노동조합 하는 곳에 후원 좀 하자!”라고. 이음나눔유니온 조합원을 대상으로 퇴직 이후의 삶을 주제로 한 강사양성교육 모습. 필자 제공 최근 ‘이음나눔유니온’이라는 퇴직자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다. 내 세대의 요구도 분명히 있다. 만 60살 정년퇴직 뒤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다행이지만, 연금 수령 시기까지 공백이 생기는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하다. 노인이 된 베이비붐 세대가 좀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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