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3년 차, 시 읽는 모임에 나갑니다 시 시모임 시읽기 시집 도희선 기자
시를 읽는 모임에 들었다. 자발적으로 모임에 발을 들인 것이 지난해 11월이었다. 그러고 보니 여태껏 친목 외에 순수한 취미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에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악기나 운동 따위를 배우러 가 본 적은 있지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일종의 동호회 성격을 띠는 만남은 처음이다.
나른해져 가는 생활에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운동이나 악기는 섣불리 시작하지 못하겠고 도예나 뜨개질에는 관심이 없었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없으니 멀리 시내까지 새로운 것을 배우러 다니기는 운전도 시간도 부담스러웠다.이런저런 이유로 뭐든 시작하기를 망설이던 참에 시모임을 알게 됐다. 어반스케치를 배우러 다니는 동네 책방의 밴드를 통해 매월 시집을 읽는 모임이 있다는 것을 보고 솔깃했다. 학창 시절 가방 속엔 시집이 있었다. 마음에 드는 시를 외우고 공책에 또박또박 옮겨 적기도 한 일은 까마득한 옛일.
동네 책방지기 S도 시모임의 일원이었다. 그녀의 소개로 쉽사리 모임에 합류했고 S는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한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로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첫 모임에 가기 전 소개팅을 앞둔 것 마냥 설레었다. 마침 참여한 모임 장소는 얼마 전 이사한 회원의 집이었다. 평소에는 동네 책방에서 모임을 갖지만 특별한 경우 회원의 집에서 열기도 한다. 시를 읽는 분들이라 그런지 기존 회원분들 모두 따뜻한 말과 웃음으로 살갑게 대해주셨다. 어색함 없이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은 처음 온 사람에 대한 세심한 배려 덕분이었다. 모임은 먼저 오는 사람 누구든 함께 차와 다과를 준비하고 편안하게 한 달 동안의 근황 토크를 주고 받는다. 그리고 시집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나눈다. 본격적인 시 읽기의 진행 방식은 각자 마음에 들었던 시를 먼저 얘기한다. 예를 들면 정호승의 시집에서 나는 158쪽의 수의를 골랐다. 내가 시를 낭독하고 선택한 이유를 얘기하면 회원들도 그 시에 관한 느낌이나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키신저 '3차대전까지 5∼10년…미중 공존방식 배워야' 경고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미국의 외교 원로 헨리 키신저(99)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3차 세계대전이 5∼10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9년 차 짬 나오네' 당황스러운 무대 효과에…비비지 대처 눈길[SBS연예뉴스 | 전민재 에디터] 최근 한 대학교 축제 무대에 오른 그룹 비비지가 관객들을 불쾌하게 한 무대 효과에 센스 있게 대처해 화제가 됐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채혈 시키면 고발한다'…간협, 거부권 맞서 '준법투쟁' 돌입 | 중앙일보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도 벌이겠다고 했습니다.\r간호법 대한간호협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배민 라이더들, 석가탄신일 2차파업 예고…단식농성도 시작배달의민족 배달 라이더들이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석가탄신일인 오는 27일 2차 파업을 예고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21시간 동안 밤샘 경찰 조사 받고 나와 취재진 만난 유아인이 한 말그는 5종의 마약류 투약 혐의로 2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청와대 감찰무마 폭로' 김태우 징역형 확정... 구청장직 퇴직'청와대 감찰무마 폭로' 김태우 징역형 확정... 구청장직 퇴직 김태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