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왜 SM을 사려는 걸까

카카오가 주식 공개매수까지 내세우면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카오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이유는 단순하다. 카카오에겐 K팝이라는 글로벌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7일부터 26일까지 SM엔터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총 833만3천641주 공개 매수한다. 이는 SM엔터 주식의 35%에 해당하며,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 최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카카오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이유는 단순하다. 카카오에겐 K팝이라는 글로벌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현재 카카오엔터 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건 음원과 웹툰 수익이다. 그러나 멜론은 국내 1위 음원 앱이지만 최근 구글 유튜브 뮤직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멜론의 유료 회원수는 정체돼 있다. 웹툰 시장도 국내외 일부로 한정적이다. 유재석, 아이브 등이 소속된 기획사가 카카오엔터의 자회사지만 매출 비중이 크진 않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수년간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도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을 제작한 영화사 월광, 영화 를 제작한 사나이픽처스는 모두 카카오엔터의 자회사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 콘텐츠 지음과 카카오엔터 자회사인 BH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드라마와 영화 제작을 30여편까지 늘릴 계획이다.카카오 입장에서는 음원 시장과 기획사, 이들과 협업할 스토리 라인은 갖췄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가 빠져 있다. 콘텐츠를 유통할 여러 플랫폼은 갖췄지만 글로벌한 ‘K팝 스타’가 없다는 것이 카카오엔터의 가장 큰 ‘약점’인 셈이다.

조영신 SK브로드밴드 경영전략그룹장은 지난 3일 문화연대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가 연 토론회에서 “ 1차 IP가 되려면 일단 아티스트 숫자가 많아야 하고, 슈퍼 IP가 없으면 안된다”면서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아티스트는 많지만 하이브나 다른 기업에 비해 저평가받는 이유는 슈퍼 IP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그룹장은 “ 카카오가 얻을 게 많은 인수합병”이라고 평가했다. SM은 1990년대부터 K팝의 인기를 끌고 왔다. 에스파, 엑소 등 세계 시장에서 인기 있는 K팝 아티스트가 다수 소속되어 있으며 기획력도 갖췄다.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에 맞설 ‘버블’도 있다. 카카오 입장에서 SM은 약점을 보완하고, 투자자에게 좋은 ‘성적표’를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물건’인 셈이다.카카오에서는 이번 공개 매수로 SM 인수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공개매수 발표 이후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고, 하이브의 반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쪽이 마지막에 웃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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