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외국 생활 동안 어느 누구도 우리 사회처럼 집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걸 보지 못했다.
어린 시절 그림 그리는 걸 즐겨하던 나는 틈만 나면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 놓고는 했다. 하얀 벽돌에 붉은색 지붕이 있는 이층집과 현관 앞에는 꽃나무가 심겨 있고, 푸른 잔디에 어머니와 아버지, 언니, 그리고 나, 강아지가 서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2000년대 초반, 주택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나는 주택과 관련한 문제가 궁극적으로 부족한 주택의 양적 공급에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삶과 관련한 여러 복잡한 요소가 응집된 주택의 문제를 '수요와 공급'이라는 다분히 일차원적인 시장 논리로 치부해버렸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1990년대 초반 주택 200만 호 건설, 1997/98년 국가부도 사태, 그리고 2008년 세계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큰 폭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개인의 형편에 맞추어 공공임대주택이나 사회임대주택, 민간임대주택에 살면 되는 거다. 공공임대주택이나 사회임대주택은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민간임대주택도 임대료 폭등으로 쫓겨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모델하우스에서 본 듯한, 다들 비슷한 모습의 우리네 집들과 너무나 달랐다. 자신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집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는데, 신이 나서 대로변에 '재건축 사업 승인 축하 현수막'을 붙여대는 우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 지난 8월 12일 지옥고 폐지 및 공공임대주택 300만호 요구연대, 집걱정없는세상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참사 현장 부근에서 침수된 반지하에서 사망한 3명을 추모하는 회견을 열었다. 한 참가자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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