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게 화려한 꽃담에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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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게 화려한 꽃담에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정읍진산동영모재꽃담 정읍_진산동_영모재 풍류방_꽃담 영모재_꽃담 풍류방 김정봉 기자

김명관고택의 꽃담이 조선후기에 지어진 옛집 살림집 꽃담이라면 정읍 영모재 꽃담은 일제강점기에 중수된 근대기 가옥의 꽃담이다. 꽃담의 연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옛집 살림집에서 보이는 조심스럽고 겸손함은 없다. 한층 대담해지고 과장되어 있다. 비록 근대기 가옥이라도 영모재 꽃담이라 하기에는 '촌스럽게' 화려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듯싶다.영모재가 있는 진산마을에 들어서자 음악소리가 흐른다. 너무나 고요한 나머지 봄꽃 터지는 소리가 들릴 지경인데 시골마을에 음악소리라니 생소하다. 영모재 담을 넘어 들리는 바이올린 소리다. 서둘러 대문에 들어서자 영모재 뜰에서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무용가가 보였다. 영모재에 음악과 춤이라, 이때까지 그 사연에 대한 실마리가 될 줄 몰랐다.정읍 진산동 영모재는 본래 죽산안씨 재실로 건립되었으나 1885년경 광산김씨 김평창이 매입하였다.

풍류방으로서 영모재는 정읍의 중인과 악기를 연주하는 율객, 가객, 무객, 기생들이 모여 춤과 노래, 그림, 글씨, 시문 등을 향유하는 복합 풍류 공간이었다. 조선말 정읍 예기조합소속 기생들과 일제강점기 정읍권번 소속의 기생들의 기예능을 심사하는 장소였으며 그들의 기예를 연마하는 곳이었다. 요즈음으로 치면 연예기획사 역할을 하였다. 마을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1980년 초반까지 정읍기생들이 소리와 춤, 기악을 연주하던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한다. 풍류방으로서의 영모재는 격동의 시대를 함께한 호남 초기의 풍류방 원형을 간직한 곳으로 최근 이곳을 찾는 예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이번에 영모재를 방문했을 때 우연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무용가를 만났다. 한국무용가로서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 정읍지부장인 김춘희 교수였다. 4월 22일, 삼짇날을 맞아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 정읍지부의 발대식을 이곳에서 갖는데 가야금 선율에 맞춰 흥을 돋우는 북춤과 봄 향기 나는 춤, 평양검무의 시연이 있다고 했다.문화재청이나 정읍시의 공식적인 설명에 영모재가 풍류방이라는 언급은 한 마디도 없다. 밖으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영모재가 풍류방이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는 없다. 오히려 김평창이 애초 풍류방을 개소할 목적으로 영모재를 매수하지 않았나 의심해볼 정도다.

영모재 솟을대문 공포와 보, 벽면에 온갖 민화와 문양을 그려 장식했다. 고건축 대문에는 장식을 하지 않는 일반상식을 깬 것이다. 우선 솟을대문 앞쪽 양 기둥 공포 안에 그려진 불사약을 찧고 있는 옥토끼 그림은 풍류방 영모재가 영원히 지켜져 영생불사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이다. 이 그림은 토끼와 관련된 불교설화에서 기원한 것이다. 활주초석 팔각 면에 주역의 팔괘문양을 새겼고 초석 위에 팔각 장초석을 세웠다. 장초석 끄트머리 화반부분에 상서로운 꽃모양을 양각해 놓고 활주의 나무기둥 맨 꼭대기에는 화사한 연분홍 연꽃을 조각해 장식했다.집주인은 팔괘와 꽃잎, 연꽃이 수놓아진 기둥이 마치 우주를 떠받치고 있듯 이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을 떠받들고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다. 동시에 자신도 이곳에 머무는 동안 존귀한 존재가 된다고 믿는다.대문채 정면을 붉게 물들인 화방벽 꽃담은 집주인의 이상과 이념, 염원을 바깥세상에 알리고 있다. 자료사진으로 1970년대에도 꽃담의 존재를 확인하였으나 정확히 언제 꽃담이 조성되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여백 없이 빼곡하게 꾸며진 영모재를 감안하면 누구의 미적 심성에서 나왔든 화방벽을 꽃담으로 꽉 채우려는 미적 발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벽돌쌓기로 꽃담을 구현해 놓았는데 그 장면이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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