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 도시락 집에서는 겨울 준비를 위해 보온에 신경을 쓰며, 도시락 주문이 줄어드는 비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화려한 첫눈과 겨울의 아름다움에 다소 위안을 받는다.
도시락집 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겨울은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은 계절이다. 이틀 전부터 뉴스에서는 첫눈이 올 거라는 예보를 기분좋게 말했지만 내게는 뭐랄까 경계 경보 사이렌 소리처럼 들렸다.
걱정하는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차를 몰고 나온 세상은 이전과 분명히 다른 세상 이었다. 그동안 눈을 즐겁게 해 주었던 가로수의 단풍이 채 다 떨어지지도 않은 가지에 새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첫 눈 치고는 좀 과하다 싶게 내리는 눈이 너무 아름다워서 저절도 입이 벌어졌다. 신호에 걸려 정차하는 사이에 카메라를 눌렀다. 그렇게 잠깐의 행복을 누리는 것도 잠시, 미끄럼 타듯 장을 본 후 가게에 도착했다. 우선 밥 하는 양을 좀 줄여서 자주 하기로 했다. 좀 번거러워도 따뜻한 밥이 더 중요하니까. 국은 뜰 때 토렴을 두어번 한다. 뜨거움을 유지하는 한 방법이다. 그리고 도시락을 포장할 때 배달통 안에 은박지를 재단해서 보온재를 입혔다. 최대한 열을 빼앗기지 않기위한 남편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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