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옮기려면 정해진 지역에서만? '현대판 노예' 만들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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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이주노동자 지역 이동 제한에 사업장 변경 이력 관리 강화까지... 이 정부의 '개악'에 저항해야

방글라데시인 노동자 꾸메르씨는 경기 북부에 있는 한 석재공장서 일했다. 고용노동부가 2년 전 고용 알선해 준 곳이다. 그런데 겨울에 영하 20도까지 쉽게 내려가는 지역에 있는 그 회사가 그에게 제공한 기숙사는 낡은 컨테이너였다. 냉난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그 숙소에서 지낸 그는 지난겨울 얼어 죽을 뻔했다.

앞으로 이주노동자는 꾸메르씨처럼 자신이 원하는 지역으로 가서 일자리를 얻기가 어려워졌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제도 개선안을 내놨는데, 그 내용 중 하나가 사업장 변경 지역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이주노동자가 일터를 변경할 때 제한된 지역 안에서만 할 수 있게 한다는 거다. 가령 수도권, 충청권, 전라 제주권 등 그 범위 안에서만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것.우리나라가 외국인노동자를 데려오기 위해 만든 제도가 고용허가제이다. 2004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국회가 만들고 정부가 집행하며 산업부가 강력히 뒷받침하는 제도로서 내국인이 기피하는 사업장에만 취업할 수 있는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기본적으로 불허한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사업장 변경 제도 개선안에는 큰 독소조항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사유와 이력을 앞으로 구인하는 사업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개악안을 발표하면서 고용노동부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며 '태업 등'이라고 덧붙였다.네팔 출신 노동자 자르말씨는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한 기업형 채소농장서 일했다. 비전문 취업비자로 입국한 그를 그 농장으로 고용 알선한 건 고용노동부다. 고향에 아내를 두고 온 그는 농장 한 귀퉁이에 있는 움막 숙소에 살면서 7년 동안 노비처럼 일했다. 누가 봐도 그는 소처럼 일했다. 농번기 때는 한 달에 단 하루 휴일도 없이 노동을 강요당했다. 그가 받은 임금은 최저임금의 절반 정도 수준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앞으로 자르말씨처럼 행동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보는 구인하는 사업주들에게 제공된다. 자르말씨 같은 이주노동자가 일터를 변경한 사유와 이력을 사업주가 자신의 입장에서 기록으로 남기면 그것을 고용노동부가 수집해 구인하는 사업주들에게 제공하는 거다. 한국어가 서툰 이주노동자들은 기록하라고 해도 대개 사업장 변경 사유나 이력을 제대로 적지 못할 것이다.구인하는 사업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사유와 이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와 법은 우선 '이주노동자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이 블랙리스트를 사업주들이 공유하게 되면 앞으로 제 권리를 찾기 위해 행동하거나 활동한 이주노동자는 구직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심히 우려되는 점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외국인노동자를 단지 인력으로만 보지, 사람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도 필요에 따라서 외국인노동자를 많이 데려올 정책만 열심히 만들어 추진하지, 이주노동자를 사람으로 보고 그들의 기본권, 인권, 노동권을 보장하며 서로 상생할 생각은 도무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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