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1월 21일 선흘리가 초토화작전으로 불타버리자, 마을 사람들은 인근 야산에서 생활하거나 해변마을로 소개됐다. 이듬해 봄 낙선동에 성을 쌓고 집단거주하게 되는데, 2009년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해 4·3 성의 대표적인 유적지가 된 곳이다.
4년여 전 제주로 이주해 살면서 그 어떤 이슈보다도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제주4·3이었다. 그 이전까지 4·3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곤 현기영 선생의 소설 을 읽은 것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중 하나가 4·3 당시 마을에 성을 쌓았다는 사실이다. 토벌대가 성을 쌓아 한라산을 거점으로 게릴라전을 전개하는 무장대가 주민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인데, 어디에, 어떻게 쌓아,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가 없었다. 바닷가 마을이든 중산간 마을이든 광범위하게 성을 쌓았다고는 하는데 아직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지난 주말, 축성 현장을 둘러보고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제주4·3연구소가 마련한 2022 열린 시민강좌 '양조훈의 함께 읽기' 중 '사연 많은 4·3 유적지 돌아보기'에 따라나선 것이다.
낙선동 4·3 성은 한마디로 주민들과 무장대를 분리시킨 후 토벌한다는 작전개념에 따른 것이다. 들판의 모든 먹거리와 가옥을 철거하여 적에게 양식과 거처의 편의를 주지 않으면서 성벽을 지켜내는 견벽청야의 토벌작전이었다. 축성의 목적이 무장대와 주민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성은 하나의 전략촌 개념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1949년 4월 성이 완공되자 '함바집'이라고 부른 허술한 임시가옥을 지어 선흘리 주민들을 집단적으로 생활하게 했다. 감시와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외에도 성 안의 주민들을 통제하고 경비순찰을 담당하는 경찰지서도 설치해 얼마나 삼엄한 상황이었는지 짐작케 한다. 지서 건물은 20평 가량의 초가집으로, 성 내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5미터의 내성을 쌓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무장대 습격에 대비했다. 주민들은 파견경찰의 부식 마련에도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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